안녕하세요. 매번 먹는 것만 블로그에 담던 필진 박세훈입니다. 이번 달에는 음식 말고 다른 주제가 없을까하고 고민하던 차에, 지난 주 한화케미칼 웹툰 연봉신에서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달에는 사내 연애에서 시작하여 결혼까지 골인한 필자 및 주변 분들의 사내연애 경험담을 기초로 생생하게 사내연애의 Pros & Cons들을 낱낱이 파헤치며 토론글을 작성해보았습니다.
(본 글은 결혼 전 연애시절 시각을 기초로 작성됨을 알려드립니다)
‘사망토론 – 몰래하는 사내연애, 당신은 찬성하십니까?’
사내연애 저는 찬성해요(이하 찬): 사랑하는 사람인데 당연히 매일 보고 싶죠. 힘들다가도 지나가다 얼굴 한번 잠깐 보면 힘도 나고 가끔 몰래 점심을 같이 먹으면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갈 수 없어요. 퇴근도 함께하며 시간을 아껴서 데이트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어떤 커플들은 평일에는 피곤해서 볼 생각도 못한다고 하던데 저희는 아무리 바빠도 얼굴은 볼 수 있어요. 그게 정말 대단한 장점 아닌가요?
사내연애 저는 반대해요(이하 반): 그런데 그거야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모습만 본다는 전제에 하는 얘기지요. 내가 업무 때문에 혼나고 있는데 내 애인이 보고 있다면? 아니면 자꾸만 나를 대할 때와는 너무 실망스런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 거 같으세요? 또 이성 직원들이 자꾸 내 애인한테만 잘해주고 이상하게 다가온다면요?? 복도 지나가다가 눈 마주치면 완전 힘나죠. 그런데 자꾸 남자 직원들이 저녁에 한잔하자고 하는거 보면, 화나고 눈 뒤집어지고 그러죠. 안그러겠어요?
사내연애 고민 중이시라면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사항입니다. 아무리 만남과 이별이 쉬운 요즘이라지만, 같은 공간에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지내야할 직장동료와 어색해지는 사이가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찬: 이별 후에 어색해지고 싶지 않아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거 같아요. 언젠가 헤어질 것을 생각하고 만나면 안되겠지만, 헤어졌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일 보면 너무 힘들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시작할 때 더 고민하게 되고, 그만큼 어려운 일이 다가와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하구요. 그런 좋은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반: 사내 커플 하다가 헤어져보셨어요? 안해봤으면 말을 마세요. 매일 봐야하는데 그게 심리적으로 엄청 힘들어요. 공적으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편하게 대할 수도 없고, 안좋게 헤어졌다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는데 사람들도 왜 자꾸 피하는 지 궁금해하면 말을 해줄 수도 없고. 그게 퇴사의 사유가 되기도 한다구요.
찬: 회사 관련해서는 어딜 가는 지 다 알게되니 굳이 진짜 인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없어요. 그런 경우 있잖아요. 야근에 회식이다 그러고 늦게까지 연락안되었는데 알고 보니 친구들과 몰래 놀다 들어간 경우고. 1박 2일로 워크숍간다고 해도 당연히 믿죠. 바로 확인이 가능한 걸요. 전 그래서 안심이 되요.
반: 애인이 다른 친구들과 늦게 까지 노는걸 너무 싫어해요. 사실 가끔은 야근에 회식이라고 핑계대고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그러는 건 완전 불가능하죠. 다른 부서라고 해도 한다리만 건너면 다 알 수 있으니까요. 또 월급날에 성과급나오는 날 등도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 비상금 만들기도 어렵지요. 일거수 일투족을 다 내비치는 느낌이에요.
찬: 사내 메신저가 있어서 눈치안보고 대화가 가능해요. 보통 업무중에 핸드폰 붙들고 있기 눈치보이잖아요. 사외 메신저도 잡담하는 거가 티나구요. 그래서 업무 중에도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으면 사내 메신저로 업무상 협의처럼 말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사내에 있으니 눈치 껏 가끔 지나가다 슬적보기도 하고 얼마나 편해요?
반: 다른 커플들이 할 수 있는 거 못하는게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일단 가장 먼저 카톡배경, 핸드폰 배경 사진에 커플 사진을 띄우는 건 생각도 못해요. 페이스북 등 SNS에 댓글 다는 것도 조심하게 되죠. 커플룩, 커플링, 커플 액세서리 등등 해봤자 회사에는 못하고 와요. 혹시나 핸드폰 을 책상위에 두고 있는 때 애인이름으로 카톡이 오면 깜짝 놀라요. 사내 메신저로 애인과 힘내라고 하트 날리다가 팀장님 지나가다 보시면 어쩔 건데요? 꼭 메신저로 상사분 욕하다가 그 상사한테 말하는 사람 있더라구요
※ 어느날 메신저에서 있던 일
201*년 *월 *일 AM10:00 E양: 오뽜 우리 팀 차장님 열라 쪼잔해. 사람이 왜 그러냐?
201*년 *월 *일 AM10:03 E양: 응? 왜 답이 없어?
201*년 *월 *일 AM10:04 그 차장님: 허허…..
201*년 *월 *일 AM10:04 E양: >0<!!!!!!!!!!!!!!!!!!!!!;;;;;;;;;;;;
찬: 어떤 주제로 얘기하면 다 공감할 수 있어어요. 상사분들 뒷담화도 얘기하면 어떤 캐릭터인지 다 알아듣고, 성대모사도 잘 알아듣고, 업무에서 중요한 일이 생기면 일일이 설명 안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다 아니까 공감하는게 너무 쉬워요. 내 사정을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이 애인이라서 좋을 때가 참 많아요.
반: 제 사정을 너무 잘 알아요. 그래서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잔소리해요. 얘기하는 건 그냥 공감을 원할 뿐인데 자꾸 해결책을 내놓아요. 내 사정을 잘 아니까 왠지 맞는 말 같은데 그래도 얄밉고 막 그래요. 예로 아니 회식하다가 보면 늦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같은 데서 일하니 사정 뻔히 알면서도 오히려 안 그럴 수 있다면서 이해 못해주고 하는 거 보면 더 화나요.”
찬: 사랑하는 사람을 자주 보는데 스트레스가 바로 풀리니 힘나죠. 그리고 내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데 혼날 수 없으니까 더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내 평판이 직접적으로 혹은 돌고 돌아 동료를 통해 애인의 귀에 들어가게 되니까 더욱 평판관리에도 신경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업무에 더 매진하게 됩니다. 창피하거든요 능력없는 사람과 사귄다는 말 듣는거.
반: 하지만 애인이 연관되거나 협력해서 업무를 하고 있는 사이라면 싸우고 난 다음에 업무 진행이 껄끄럽습니다. 안 거쳐서 업무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반대로 보고싶어서 찾아갈 업무를 만드느라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겠구요. 아무래도 애인에 신경을 써줘야 하면 업무 자체에 집중도가 흐트러지지 않을까요?
결론
사내연애를 고민하고 있는 분에게 도움이 좀 되셨는지요? 이외에도 공개후에 동료들의 질문 공세에 대처하기, 사람많은 곳에서 조심하기 등등 해결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이처럼 사내 연애는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외에 많은 것을 뜻합니다.
사내연애라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특혜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자주 눈을 감아주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합니다. 사내연애든 사외연애든 고민하지 않는 연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솔로이신 분들은 사내 여부에 상관없이 ‘이 사람이다’ 싶으시면 어서 잡으셔서 따뜻한 겨울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