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불안해 하지요. 발표하는 것,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 불안해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비행기 타기, 엘리베이터 타기 등에 불안해 하며, 어떤 여성분은 쥐, 뱀을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기도 해요.
사실 우리 모두는 불안의 정도 차가 있겠지만 각자 나름대로 불안한 상황들이 있지요. 그러나 불안한 상황을 무턱대고 피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체계적 둔감법”과 “홍수법”을 소개드릴께요.
우선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통해 불안 형성의 원리를 살펴볼께요. 그 실험에는 먹이에 침을 흘리던 개를 사용하는데요, 개에게 종소리를 친 후 먹이를 주는 것을 반복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부터는 개가 먹이 없이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립니다. 이는 개에게 먹이와 종소리가 “연합”되었기 때문인데요. 즉, “연합”이 될 경우, 중립적인 자극인 “종소리”는 “먹이”처럼 자동적으로 침을 흘리게 하는 조건적인 자극이 되는 것이지요.
학습심리학자들은 불안이 형성되는 것도 비슷한 매커니즘으로 봅니다. 발표, 낯선 사람, 비행기 등은 종소리처럼 처음에는 중립적인 자극이에요. 다만 어떤 사건을 통해 그것이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이 되버린 것이죠. 가령 어릴 적 발표를 한 후 실수를 해서 놀림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해요. 그에게 그 사건은 너무도 강렬해서 ‘발표’와 ‘놀림받은 것’이 연합되었어요. 그러면 이후 그는 발표를 하려고 하면 놀림받았던 그 기분이 자신도 모르게 든답니다.
체계적 둔감법은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에서 불안을 제거하는 데 매우 요긴한데요. 이 방법은 역으로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과 이완을 연합시켜요. 불안과 이완은 함께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완을 느끼면 불안이 멀어지지요. 체계적 둔감법은 이러한 방식으로 작은 불안에서 큰 불안 순으로 순차적으로 '둔감(이완과 연합)'하게 하는 방법이에요.
이를 위해 우선 어느 것이 작은 불안감이 드는 자극이고 어느 것이 큰 불안이 드는 자극인지 불안위계목록을 작성해야 해요. 세밀하게 작성할수록 효과적인데요. 발표하는 것이 불안한 사람을 예로 들면, 그가 발표 또는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다양한 상황을 분석하며 불안감이 적은 순서에서 많은 순서로 순위를 매깁니다.
가족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불안감이 전혀 들지 않아서 그것을 1순위로 하구요. 그 다음 2~3명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약하게 불안감이 느껴져서 2순위로. 그리고 2~3명의 낯선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불안해서 3순위. 이런 식으로 여러 상황을 순서를 매기다가 마지막 20~30명의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매우 불안하여 마지막 순위로 합니다. 다시 강조하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할수록 효과적이랍니다.
다음으로 체계적 둔감법의 수단인 “이완”을 조성해야 해요. 요령은 신체 각 부위를 순차적으로 힘을 최대한 주었다 힘을 갑자기 빼는 것입니다. 즉, 눈, 코, 입, 이마, 목, 오른손, 오른팔, 왼손, 왼팔, 오른 발, 오른 장딴지, 오른 허벅지, 왼 발, 왼 장딴지, 왼 허벅지, 배, 등 등 신체 각 부위를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순차적으로 각 부위에 힘을 주었다 빼면서 그 부위가 이완되는 것을 느낍니다. 마지막에는 온 몸에 힘을 최대한 주었다 힘을 빼며 이완되는 것을 느껴 주세요. 이런 방식으로 2~3회 반복해 주세요.
이제 충분히 이완이 되었으면, 불안위계목록의 가장 아래 단계를 상상하세요. 불안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 갑니다. 그러다 보면 불안해지는 단계를 경험하지요. 이 때 잠시 멈추고 위와 같이 이완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그 후 멈춘 단계의 상황을 다시 상상하세요.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진행하다 보면 어느 새 불안위계목록의 가장 마지막 단계까지 불안 없이 상상할 수 있답니다.
이제 홍수법을 소개할께요. 이것은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에 한번에 노출되는 방법인데요. 이 자극이 실제로는 그렇게 불안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끼는 거에요.
한참 시간이 지나자 이 인턴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발표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요. 그 인턴은 처음에는 발표 불안에 압도 되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일이 발생하지 않자 '발표' 그 자체가 어떤 불안한 상황을 조성하는 게 아님을 경험한 것이지요. 만약 어떤 고참 선배가 그 순간 따금하게 질책했다면 그 인턴은 발표장면과 그 질책을 받은 그 기분이 연합되어 앞으로 발표에 더 어려움을 경험했을 거에요.
이러한 홍수법은 한번에 자극을 노출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단시간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일단 배짱으로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불안한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것은 과학적이고 치료적인 일이기도 하답니다.
이상 소개해드린 '체계적 둔감법'과 '홍수법'은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불안감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는 불안감이 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이전보다는 그 상황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이후 유사한 상황에서 큰 자산이 됩니다. 따라서 어떤 특정 상황에서 불안을 경험하신다면 일단 시도를 해볼 가치는 충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