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는 ‘이스탄불-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 2013’ 이 개최되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두 도시가 만나 문화를 공유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터키 여행 성수기인 이 시점에서 열리는 것은 분명 한국을 알리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터키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이스탄불의 주요 관광지에서 함께 진행되는 한국의 공연 및 전시 등이 세계 곳 곳에서 방문한 관광객에게 전해지는 모습을 곁에서 함께 느낄 수 있는 보너스가 주어진 다는 점에서 부러운 생각이 드네요. 아직 터키를 방문하지 못한 분들이 유사원의 여행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터키를 느끼시기를 바라며 여섯번 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터키 국기와 나란히 걸려있는 태극기. 터키인의 한국을 향한 각별한 마음은 터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칼레이치의 고대 성곽 길을 따라 한시간 남짓 올라가면 지중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카라알리올루 공원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터키의 닉네임을 보통 ‘지중해의 푸른 보석’ 이라고 합니다. 이는 오묘한 터키석의 색상에서 유래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중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이 곳 안탈리아의 지중해안의 모습을 보면 이 닉네임을 충분히 실감 할 수 있습니다.
▲ 지중해가 파노라마로 다가오는 카라알리올루 공원
▲ 어느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낙서지만 이 곳의 낙서는 유독 로맨틱해보였다. 의외로 이곳에서 한글 낙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카라알리올루 공원에서 여유롭게 주어진 자유시간 동안 유사원은 성향대로 남들이 잘 안가는 곳을 기웃거렸습니다. 아무래도 석양이 지는 바다라는 낭만이 가득한 장소여서 인지 유독 연인들이 곳곳 마다 자리를 틀고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남들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는 서양인들이 구석에서 피워내는 농도 깊은 스킨십에 한숨을 내쉬던 유사원. 결국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과 귓가에 흐르는 음악으로 만족하며, 언젠가는 연인과 함께 이 곳을 다시 찾으리라는 생각을 지중해의 바람에 낙서 대신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칼레이치 구 시가지의 마지막 관문인 하드리안 문을 지나면 ‘어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새로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바로 안탈리아의 신시가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오랜 역사를 가진 관광지 특유의 상반된 매력이 유독 극적으로 드러나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여유로웠던 구 시가지의 정취를 바로 뒤로 한 채, 차들이 달리는 번화가가 번듯하게 자리한 것이 마치 서울의 광화문 지역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 비수기임에도 세계 각지의 사람들로 북적이는 안탈리아의 거리.
노점 캐리커쳐의 실력은 한국이 최고인 것 같다.
다만 서울과 다른 것은, 이렇게 번화한 시내에서도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고 있다는 점 입니다. 도로 한 가운데를 가르며 늘어선 야자수 나무와 넉넉한 공간 속에 잘 정비된 거리는, 구 시가지를 누비다 지친 여행자들의 적절한 한가로움과 설렘을 가다듬기에 충분했습니다.
유사원이 터키를 방문한 2013년 1월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야말로 세계를 호령했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강남스타일’을 남발하는 이스탄불 그랜드바자르의 장사꾼 녀석들에게 홀려 길을 잃었던 악몽도 있지만, 터키인 그리고 다양한 나라에서 터키를 찾은 관광객과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강남스타일’ 은 정말 최고의 소재거리가 되어주었습니다.
▲ 터키 어디서든 젊은 친구들과는 말춤 하나면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너도 나도 강놤스따일~!
사실 한류, 그리고 문화의 힘에 대해서는 각 종 매스컴을 통해 ‘아 그런가 보구나’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유사원은 터키 여행을 통해 실감할 수 있던 한국 가수들의 에너지에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서서히 멀어져 가던 대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게 된 것 역시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스탄불-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 2013’ 에서문화 공연의 일환으로 열린 한국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 에서 터키 현지인들이 열광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 역시 이런 한류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더군요. 한류 파이팅 입니다!
▲ 저녁 시간을 틈타 다시 찾아온 안탈리아의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의 모습 분위기있는 노천 카페와 호프들이 곳곳에서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모습이 서울을 생각하게 한다.
여행 중이라는 흥분, 그리고 환전으로 인한 금전 감각의 무뎌짐으로 인해 내려오는 지름신을 떨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쇼핑 코스가 하루에 한 두 개씩은 끼어있는 패키지 여행에서는, 어느새 두 손 가득 들린 쇼핑봉투들을 보며 호텔방에서 한 숨을 들이 내쉰 적이 종종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여행 초보지만 이번 터키 여행을 통해 추천 드리고자 하는 기념품을 전해드리자면, 단연 최고는 터키의 전통 과자 로쿰과 악마의 눈 열쇠고리 입니다. 그리고 로쿰을 구매하실 때는, 조금 무거우시더라도 공항이나 다른 가게가 아닌 꼭 안탈리아의 수제 로쿰가게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가격도 퀄러티도 박스에 포장된 제품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 안탈리아 신 시가지의 길 끝에 있는 로쿰 가게. 기념품 중에 최고의 인기! 죽기 전에 한 번 쯤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술탄의 디저트 로쿰! 놓치지 마시길!
이제 여행초보 유사원의 터키 여행기는 마지막 여정 한 편 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터키 여행의 하이라이트, 터키 여행하면 회자되는 가장 특별한 경험을 간직한 ‘카파도키아’ 에서의 하루입니다. 그럼 마지막 편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마지막 여행지, 카파도키아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