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어떤 휴가 혹은 방학을 보내셨나요? 저는 8월에 9박 10일 동안 필리핀 세부와 마닐라를 다녀왔습니다.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로, 해외여행이라는 후유증을 앓고 있던 중에 이번에도 저렴한 해외여행을 계획하게 되어서 4개월 전부터 세부행 항공권을 미리 구입했지요. 앞으로 세부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신 분들을 위하여 여행 후기를 남겨 봅니다.
세부는 크게 2지역으로 나눠지는데, 사진처럼 세부본섬과 막탄섬으로 되어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휴양지 세부는 막탄섬에 해당하지요. 이 곳에 대부분의 큰 리조트와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요, 저도 이번에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 막탄섬에서 3일정도 머물렀습니다.
세부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휴양지로 조금만 걸어나가면 언제든지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스킨스쿠버, 다이빙 등 여러 해양 레포츠를 즐겼지만 아직 사진을 못 받아서 수중에서 찍은 사진을 여러분께 공유할 수 없는 아쉬움이 크네요. 아름다운 섬인 막탄에서는 주로 호핑투어, 체험다이빙 등 해양관련 상품이 많이 있고, 네이버 카페에서 검색하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샵들이 많아 폭 넓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막탄에서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면, 세부시티는 어떨까요? 세부시티는 간단하게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가 조성돼 있습니다. 저 또한 이 곳의 대표적인 관광지 3군데를 둘러 보았는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구글지도에서 포인트를 지정해 보았답니다. 세부 관광지는 웬만하면 하루 안에 전부 다녀올 수 있어요. 이 곳에서 대표적인 곳을 소개해 드릴게요^0^
1. 산 페트로 요새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것처럼, 필리핀도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시기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곳입니다. 스페인이 필리핀을 점령했을 때 나무로 지어졌다가, 미국, 일본 등의 몇몇 나라가 지배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의 석조요새가 되었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스페인 국기와 당시 사용했던 전투장비, 역사적 관련 사진, 세부의 이순신 장군과 같은 존재인 Lapu의 사진, 옷 등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았습니다. 건물이 오래되어 나름 운치도 있고, 이색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제가 돌아봤던 세부시티의 관광지 중에서는 관광객이 제일 많았던 곳으로 기억이 됩니다. 특히 한국인들이 제일 많았어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입장료도 받습니다. 얼추 50페소(한화환산 1500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정도 걸리며, 삼각형으로 이뤄진 내부가 그리 크지도 않아서 금방 볼 수 있었습니다.
2. 산토리뇨 성당
첫 번째로 둘러 보았던 산 패드로 요새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성당입니다. ‘산토니뇨’는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상’을 의미 합니다. 스페인과의 전쟁 당시 불이 났는데, ‘아기 예수상’이 손상되지 않아, 발견된 자리에 성당을 짓고, ‘아기 예수상’을 모시기 시작하면서 산토리뇨 성당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줄은 ‘아기 예수상’을 만지기 위한 줄이라고 합니다.
저는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날씨가 더워 잠시 쉬고자 들어가서 구경했는데요, 스페인이 필리핀을 지배할 당시 카톨릭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필리핀 인구의 2/3 정도가 카톨릭 신자라고 택시 기사분이 얘기해 주셨습니다. 심지어 이마트만큼 큰 슈퍼에 올 때, 기도 시간이 되자 필리핀 사람들 모두가 기도를 모습을 보고 신기했습니다. 이는 마치….군대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오면 태극기를 바라보며 국기 계양하던게 떠오르더군요.
3. 마젤란 십자가
산토니뇨 성당 옆에 있는 마젤란 십자가 입니다. 마젤란이 카톨릭을 전파하기 위해 만든 십자가로, 내부 천장에 있는 그림은 당시 세례를 받고 있던 사람들을 묘사하여 그린 것 입니다. 그런데 지금 성당에 자리잡고 있는 십자가는 진품이 아니라고 합니다. 십자가를 뜯어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하여 사람들이 이를 훼손하여, 훼손된 십자가를 지금의 십자가 안에 넣어 두었다고 합니다. 대신 성탄절에는 십자가를 꺼내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고 하네요.
제가 구경할 당시 필리핀 학생들이 많이 구경하고 있었고, 가이드가 있는 한국 관광객들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십자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관광지 3군데가 다 붙어있어서 다 둘러 보아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답니다. 아쉽게도 제가 둘러보지 못한 관광지도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도교사원
이 곳은 세부 부촌인 베버리 힐즈에 있는 중국식 사원입니다. 근데 왜 사원이 부촌에 있을까요?? 부촌 대부분이 화교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의 인구 중에서 화교가 1%밖에 안되지만, 필리핀 10대 재벌 중 7명이 화교라고 하니, 필리핀 경제는 실질적으로 화교들이 장학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부촌에 있는 사원이다 보니 화려한 중국식 건축물과 장식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곳에 위치하여 전망도 좋다고 하네요.
탑스힐
서울에서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멋진 야경을 즐기면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남산이라면 필리핀에서는 바로 이 곳, 탑스힐이랍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어요. ‘탑스힐’은 말 그대로 세부시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언덕 꼭대기를 말하며, 근처에 근사한 레스토랑이 많아 관광객이 찾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낮에 가면 바다까지 보인다고 하니, 다시 세부를 찾을 기회가 되면 꼭 가봐야겠습니다.
제가 둘러보았던 세부시티 관광지 외에도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필리핀의 현지인이 사는 동네입니다. 우연히도 축제기간에 방문하여 더 흥겨웠답니다.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를 방문하기 전에는 갖가지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그들을 만나고 보니 그들도 제가 신기한지 제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꼬마 아이들과 장난도 치고, 그들이 건네준 신 과일을 먹은 후 일그러지는 제 표정을 재밌어 하기도 하고, 강남스타일 노래를 틀어놓고 같이 춤도 추고요. 제가 만난 현지인들의 인상은 매우 순수하였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웃으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해온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현지인들을 만나고 어울리며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저의 9박 10일의 세부 여행기를 마칩니다. 세부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 세부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꼭 여행해 보세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