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을 화려하게 비추는 옥외광고의 불빛들은 도시의 상징과도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도한 전력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지금, 옥외광고판의 친환경적인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옥외광고협회(World Out of Home Organization, WOO)는 최근 유럽과 다른 지역에서 광고 부문을 겨냥한 환경보호운동가들의 공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며, 옥외광고업계 또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며 LED 조명으로 전환, 전력 소비량 감소, 재생 에너지의 완전한 활용 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공기를 정화하거나 태양광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옥외광고 솔루션을 살펴보겠습니다.
공기로 물을 만들고 공기를 정화하는 옥외광고판
페루의 리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을 가진 도시인데요, 평균 습도가 98%로 깨끗한 물을 얻기가 힘들 곳입니다. 이에 UTEC 기술대학교는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포획해 깨끗한 물로 정화해 주는 옥외광고판 ‘Portable Water Generator’를 만들었습니다.
이 광고판은 제습기와 같은 원리로, 장착된 에어필터가 공기 중의 물을 모아 탄소 필터를 통해 깨끗한 물을 정화해 공급해 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매일 96L씩 3개월 동안 9천 450L의 식수를 생산해 수백 가구에 제공했다고 합니다.
2014년에는 과도한 먼지가 발생하는 건설 현장에 공기 정화가 되는 옥외광고 ‘Purifying Billboard’를 설치했습니다. 광고판 내부의 물을 통해 빨아들인 주변의 먼지를 깨끗한 물로 정화 시킨 후 외부로 깨끗해진 공기를 배출하는 시스템인데요. 무려 나무 1,200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지녔다고 합니다. 실제 반경 5블록 이내에 있는 건설 현장의 근로자와 지역주민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제공했다고 하니, 놀라운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도심 속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시티 트리
독일 친환경 기술 회사 ‘그린시티 솔루션(Green City Solution)’은 사물인터넷을 그린월(Green Wall)에 결합해 도시 속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 주는 ‘시티 트리(City Tree)’를 제작했습니다.
시티 트리는 폭 3m X 높이 4m X 두께 2.19m로 이뤄진 이끼벽인데요. 시티 트리 1개는 나무 275그루와 맞먹는 공기 정화 능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이끼는 일반 나뭇잎보다 표면적이 넓어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오존 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 흡수능력이 뛰어난데요, 한 개의 시티 트리는 하루에 250g의 대기오염물질과 연간 240톤의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태양광 에너지로만 작동하는 자이언트 포스터
옥외광고 전문 회사 블로우업 미디어는 최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이용해 거대한 자이언트 포스터 옥외광고를 도입했는데요. 600 제곱미터 크기의 큐브형 자이언트 포스터 ‘더 큐브’는 저녁 시간에 태양광 에너지로만 작동하는 LED 스포트라이트로 360° 전방위적인 광고뷰를 제공합니다.
더 큐브 지붕에는 5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어, 설치된 LED 조명은 동일한 광량 대비 전력 소비를 80% 이상 감소시켰습니다.
진짜야? 가짜야? 페이크 옥외광고
최근 SNS를 통해 주목받는 옥외광고가 있습니다. 이른바 가짜 옥외광고인 ‘FOOH(Faux Out of Home)’입니다. FOOH는 가짜라는 ‘Faux’와 옥외광고를 뜻하는 ‘OOH’를 합친 말로, 실제 배경 위에 브랜드 제품 이미지를 덧씌운 형태입니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이끌어내 화제성 및 주목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여 친환경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가상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배경이 실제이기 때문에 친숙하게 다가오고, 이러한 요소들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옥외광고를 실제 설치해 운영하는 것보다 제작 비용 및 운영 비용이 저렴하며, 무엇보다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옥외광고 방식으로 뜨고 있습니다.
도시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조명과 광고판들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운영되거나, 대기오염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면 광고판은 광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광고도 환경을 생각한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전쟁을 펼치는 옥외광고 세상이 오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