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이 반갑고 선선한 바람은 더 반가운 9월의 하루입니다. 하지만 차가워지는 날씨와 더불어 기분이 싱숭생숭한 게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울적해지는 일도 부쩍 늘었는데요. 이럴 때 흔히 가을을 탄다고 하죠.
사실 가을을 타는 건 단지 기분상의 변화가 아닌 과학적인 현상이라고 해요. 기온이 떨어지고 일조량이 줄어들고 우리 몸에선 그것에 적응하기 위해 항우울증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든다고 해요. 그래서 쉽게 우울해지고 나른해진다고 합니다.
가을의 시작 9월! 때로는 가을을 타는 것도 맘껏 즐겨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요. 가을과 함께 즐기는 아래의 공연들은 어떠세요?
│ 깊어지는 가을의 정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한 남자의 운명 같은 사랑이야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사진제공: 컴퍼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원작일지 모르지만 전 전세계적으로 2억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찰스 디킨스가 말한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 지혜의 시대였으며 어리석음의 시대. 믿음과 불신이 교차했으며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시대’, 바로 그 시대를 그리고 있어 더 흥미로웠죠.
소설의 치열한 스토리를 따라가는 뮤지컬은 초반의 산만함을 금새 버리고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데요. 고전만이 가질 수 있는 오래된 그리고 깊은 정서가 객석에서는 또 다른 기분을 들게 합니다. 더군다나 <두 도시 이야기>는 풍성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뮤지컬 개막 전에 콘서트를 열었을 만큼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공연입니다.
이 가을 이 깊은 정서와 섬세하고 감미로운 음악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일시: 2012/08/24 ~ 2012/10/07 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
│ 추억들의 향연 : 뮤지컬 <전국 노래자랑>
25년전 전국 노래 자랑 사건으로 앙숙관계가 된 두 집안.
그러던 어느 날! 25년만에 그 지역에서 전국 노래 자랑이 다시 열리게 되고 1등을 차지하기 위한 두 집안의 자존심 대결, 뮤지컬 <전국 노래 자랑>
<사진제공: ㈜이다엔터테이먼트>
위대한 탄생이 무어고 슈퍼스타K가 다 무어냐!!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는 바로 일요일의 남자 송해 선생님과 함께하는 전국노래자랑 아니겠습니까?
바로 그 전국 노래 자랑이 주크박스 뮤지컬로 탄생하였습니다~
이런 주크박스 뮤지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익숙한 음악을 무대 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전국 노래 자랑 역시 반가운 음악들이 가득합니다. ‘흐린 기억 속의 기대’, ‘쇼’, ‘허니’, ‘연예인’ 같은 신나는 음악부터 ‘매일 그대와’, ‘사랑의 서약’, ‘난 행복해’ 같은 감성을 건드리는 음악들까지~ 듣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동시에 추억들을 떠오르게 해요.
시종 즐겁게 보게 되는 극이지만 특히 1막의 엔딩이 아주 즐겁고 또 인상 깊어요! 여러분도 공연장에서 직접 경험해보세요. 객석을 나서는 그 순간! 커튼콜이 시작되는 그 순간!! 뮤지컬 <전국 노래 자랑>만의 기적이 펼쳐집니다~
일시: 2012/06/22 ~ 2012/09/23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
│ 살구처럼 시린 사랑 :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조선의 어느 날 여름 밤... 왕세자가 실종된다.
왕세자가 실종되는 시간에 각각 처소와 근무지를 이탈한 나인 자숙이와 내시 구동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 둘을 취조하면서 사건의 본질은 사라지며 드러나는 또 다른 이야기,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사진제공: 극단 죽도록달린ㄴㄴㄴ다>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공연,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독특한 연출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첫번째 뮤지컬이기도 합니다. 강렬한 이미지와 더불어 배우들의 에너지가 그대로 느껴지는 <왕세자 실종사건>은 그 강렬한 에너지 너머 감성의 끝을 건드리며 눈물샘을 툭툭 자극하는 감성적인 공연이기도 해요. 극 중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애잔하고 슬프며 공감이 가는 걸까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 역시 이 공연의 큰 매력인데요. 뮤지컬을 넘어 국악에서부터 관현악, 거기다 재즈까지 접할 수 있어 귀가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직접 입으로 내는 효과음이 공연이 끝나고도 잊혀지지 않아요.
눈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들과 귓가에 오래 남는 소리들, 그리고 가슴으로 느껴지는 정서들까지,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이 집중하게 만드는 공연 <왕세자 실종사건>, 이번 가을이 가기 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지는 공연입니다.
일시: 2012/08/07 장소: 아트원씨어터 1관 |
│ 종갓집 형제의 유쾌한 기환 :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원수보다 더한 형제 이석봉, 이주봉.
아버지의 부고를 받고 고향집 안동으로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사진제공: PMC 프로덕션>
다양한 감정의 늪에 빠지기 쉬운 가을~ 때로는 일부로라도 껄걸 웃고 싶고 어느 날엔 엉엉 울고 싶어지는 날이 있어요. 그럴 때 바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추천해드립니다.
처음 줄거리만 듣고는 자칫 무거운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 생각을 들기도 전에 웃음이 터지는 공연입니다. 시종 유쾌하고 즐거워요. 하지만 그렇게 웃고 즐기는 순간 훅! 하고 들어오는 가족 이야기에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는데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가족’의 이야기가 이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귀에 쏙쏙 꽂히는 음악, 그리고 앙상블들의 랩과 댄스까지! 무엇 하나 소홀하지 않는 영리하고 착한 공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다가올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손 잡고 보고 싶어지는 공연이에요.
일시: 2012/06/26 ~ 2012/10/01 장소: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
좋은 공연을 보고 나면 한결 기분이 상큼해지고 개운해져요.
마치 마음 깊은 곳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그렇게 비워진 곳에 삶의 에너지를 가득 채워오는 것 같아요.
9월 역시 좋은 공연들이 가득한데요.
이러한 좋은 공연들을 통해 우울하고 나른한 기운을 깨끗이 날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