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첫날, 왠지 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인데요!
벌써부터 피서계획을 짜야 할 것 만 같지만 한꺼번에 이동하는 무수히 많은 피서객들과 겨울 내내 무신경했던 제 몸을 생각해보면... 한 여름 해수욕장으로 피서 가는 것은 머나 먼 이야기!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실 분들을 위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영화관에서 놀기’ 소개해 드릴게요.
극장에서 보내는 피서만큼 시원하고, 신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올 여름 화제를 끄는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편안한 휴식을 보내기에는 딱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그 중 조금은 낯선 영화들도 눈에 띕니다. 흔히 독립영화, 혹은 예술영화라고 불리는 영화들인데요. 최근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 전용관을 찾는 관객들 역시 많아져 그 인기가 심상치 않답니다. 올 여름엔 조금 특별한 영화관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 예술 영화관의 중심: 광화문 씨네큐브
광화문 씨네큐브는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한 번 즈음은 찾아가 봤을 영화관이랍니다. 예술영화관의 대표 브랜드라고 내세우는 만큼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의 건물이 눈에 들어와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인데요. 좀 더 아늑하고 조용하기 때문에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삶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고, 문화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듭니다.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영화관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었어요. 소수의 매니아들만 찾을 것 같은 예술영화관 이라는 생각과 달리 영화관 안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최근 예술영화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씨네큐브 상영작 중 더욱 눈 길이 가는 건 영화 <말하는 건축가>였어요. 영화 <말하는 건축가>는 고인이 된 건축가 정기용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일년 여의 시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최근 한 예능프로에 소개되며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덕분에 3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계절이 바뀐 지금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더욱 오래 마음에 남는 건 한 명의 건축가의 소소한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보는 내내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말하는 건축가>를 보고 있으면 ‘삶’이 곧 건축이고 건축이 곧 ‘일상’임을 느끼게 됩니다. 거창한 목표를 가진 개발, 화려한 외관의 건물만이 건축이 아니라 우리가 수없이 마주치는 많은 것들 역시 하나의 건축이며 너무 익숙해서 인상적이지 않은 주변의 흘러가는 풍경들 역시 하나의 건축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건축이라는 것 자체가 삶을 감싸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임을 마음에 그리게 됩니다.
# 편식 없는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
아트하우스 모모는 이화여자대학교 안에 위치한 영화관인데요. 대한민국 최초의 대학 내 상설영화관이라고 해요. 대학 내 영화관이라니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지만! 막상 영화관을 찾으니 대학 내 편의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더 편리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학교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캠퍼스 분위기가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영화 관람 후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산책하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 분명해요. 캠퍼스를 즐길 수 있는 재미뿐 아니라 아트하우스 모모는 대중영화와 예술영화를 가라지 않고 상영해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편견과 편식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눈길을 끄는 영화라면 바로 <멜랑콜리아>!! 매번 문제작이자 화제작을 들고 나오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새로운 영화 <멜랑콜리아> 역시 관객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라는 감독의 이름이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어둠 속의 댄서>, <도그빌>, <안티크라이스트>를 만든 감독이라고 하면 조금 익숙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인간의 심리를 예민하게 그려내는 영화 <멜랑콜리아>는 지구종말을 이야기하는 일종의 판타지 영화입니다. 그러나, 블록버스터 판타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영화에요. 무엇보다 종교와 철학 그리고 미술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분명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국내 단편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온라인 단편영화관 '유에포'를 즐기는 방법
1) 영화의 가치는 스스로 매긴다!
후불제 관람을 통해 영화를 본 후 자신이 생각하는 관람료를 결제하면 OK~
2) 현재 활동 중인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의 재미는 물론 눈에 익숙한 배우들의 예전 모습을 보고 있으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졸리고 지루한 영화라는 편견을 벗어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독립영화들! 흥행 대작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들이지만 갈수록 많은 관객들이 작은 영화들을 위해 부지런히 영화관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엔 더위를 피해 독립영화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또 다른 매력의 영화들, 그리고 그 영화를 품고 있는 단단한 영화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