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덥긴 해도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여름을 좋아라 하긴 하지만 여름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는 참 싫기도 해요. 특히, 올해처럼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이 이어지다 보니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옛 생각이 떠오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비가 오면 기분이 착 가라앉기 마련인데요, 이 가라앉은 기분을 이용하여 비가 오는 날을 운치있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창이 큰 카페에 앚아 달달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창밖을 바라보며 볼륨을 크게 높여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답니다. 그러다보면 음악의 힘 때문인지 기분전환이 확 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거운 하루가 되곤 하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나만의 내맘대로 뽑은 비오는 날 듣고 싶은 노래 베스트!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
故김광석은 1984년에 데뷔하여 1996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가수입니다. 그가 대중의 곁을 떠난지 17년이 되었지만 김광석의 곡들은 요즘 젊은이 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합니다. 왜냐고요? 각종 CF, 영화, 드라마 등 심심찮게 그의 음악이 생으로 혹은 리메이크로 나오고 있고, 까막득한 젊은 후배 가수들을 통해서도 그의 곡은 끊임없이 불리고 있으니까요. 지금은 진짜 슈퍼스타가 된 로이킴, 정준영도 ‘슈퍼스타K4’에서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불러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했지요.
비오는 날 제가 즐겨 듣는 故김광석의 노래는 바로, <사랑했지만>입니다. 이 노래 또한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가 리메이크해 부르기도 했지만, 정말 사랑했지만 떠날 수 밖에 없는 그 애절함은 단연 김광석의 보이스로 들었을 때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사랑했지만> 들으러 가기(사진을 클릭하세요.)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 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오랜시간 영화계 콤비로 현재도 활약중인 안성기, 박중훈이 매니저와 퇴물스타로 출연한 영화 ‘라디오 스타’는 음악과 두 배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로 잔잔히 인기몰이를 한 보석 같은 영화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한물 간 스타역을 연기한 박중훈이 직접 부른 노래 <비와 당신>은 영화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는 박중훈이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줄은 영화를 통해서 처음 알았네요.ㅎㅎ
비는 참 묘하게도 옛사랑이나, 옛추억을 들추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노래 역시제목처럼 비와 함께 들으면 센치함이 폭발하는 노래니, 한 번 들어보세요.
<비와 당신> 들으러 가기(사진을 클릭하세요.)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사랑한 것도 잊혀가네요 조용하게
알수 없는건 그런 내맘이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전 당신 떠나던 그날 처럼
이젠 괜찮은데 사랑따윈 저버렸는데
바보같은 나 눈물이 날까
김건모는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왕좌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승훈에 비해 지금에 와서는 조금 평가절하되는 듯이 보이는 안타까운 가수이지만, 왕년에 그는, 그가 부른 노래는 무조건 1위, 전국민이 따라 부르던 국민가수였습니다. 아직도 건재함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파워있는 가수이기도 하고요. 저 역시도 한때는 김건모의 엄청난 팬이었는데요. 그 증거는 빨간우산이라는 노래가 나왔을 당시, 노래에 너무 심취하여 빨간우산을 사기도 했답니다. ㅎㅎㅎ 어때요? 이 정도면 왕팬 아닌가요?
위의 두 노래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로 상큼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들어보세요. 비 오는 날에도 기분이 콩콩콩 업 된답니다. 상상해 보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길가에 눈에 띄는 빨간 우산. 이 얼마나 발랄한가요? 우산 하나에 울고 웃는 노래 속 김건모를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번진답니다.
<빨간 우산> 들으러 가기(사진을 클릭하세요.)
비오는 날 아침은 언제나 내맘을 설레게 해
우연히 내 우산과 똑같은 빨간 우산을 쓴 소녈 봤어
한참을 망설이다가 건넨 말 저 어디까지 가세요
때마침 저와 같은 쪽이네요 우산 하나로 걸어 갈까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파란 보랏빛 꿈결 같은 기분야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을까 아름다운 그녀
러브홀릭은 2003년 데뷔해 올해로 데뷔 11년차의 중견(?) 그룹이네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매니아층을 꾸준히 양산해 오면서 의리있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행복한 그룹이기도 합니다. 특히,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힘 풀린 듯 하지만 중독성이 있는, 한마디로 신비스러운 보컬의 보이스가 매력적이지요.
러브홀릭의 노래 중에도 비와 잘 어울리는 곡이 있습니다. 바로, Rainy Day. 어쿠스틱 팝송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비오는 날의 이별 장면을 상상하며 더욱 센치해져 볼까요?
<Rainy Day> 들으러 가기(사진을 클릭하세요.)
Cause rainy day
그래서 한껏 울 수 있던 날
아무런 말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널 보냈던 날
영원히 나의 기억 속에서 가장 슬픈 날이 된 그날
It's rainy day
힘들게 이별을 말했던 날
가엾은 난 한없이 초라해져 눈물만 흘렸던 날
하늘도 나의 맘을 위로해 끝도 없이 울어준 그날
It's rainy day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널 보냈던 날
아픈 내 눈물도 비가 되어 네게 보이지 못한 그 날
현재 ‘우리결혼했어요’에서 연인 조정치와 함께 장수커플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는 정인은 유니크한 음색의 소유자로 R&B나 소울에 적합한 보컬이지요. 이런 독특한 음색 때문에 데뷔가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자신의 음악을 본인의 스타일로 알리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싱어입니다.
정인은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뮤지션으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장애임에도 음악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정인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그럼, 제목부터가 요즘과 딱 어울리는 <장마> 라는 곡 들어 볼까요?
<장마> 들으러 가기(사진을 클릭하세요.)
보내줄게 네가 지치지 않게
보내줄게 우리란 울타리 밖에
나를 떠나면 두 번 다시 내게 또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아
알면서도 널 붙잡을 수가 없는
바보 같은 내가 화가 나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나
넌 나의 태양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봐
이 비가 멈추지 않아
국내 최고 뮤지션 나얼과 윤건의 조합으로 주옥 같은 곡들을 남긴 브라운아이즈의 <비오는 압구정>을 마지막 추천곡으로 선정해 봅니다. 비가 오는날 헤어진 연인과 마주칠 것을 기대하면서 압구정 골목길에서 기다리다 술에 취하는 스토리가 저한테는 많이 와 닿는거 같아요. 이 노래 때문에 비오는 날은 압구정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여담이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유명 영화감독인 유하감독이 감독 입봉전에는 시인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유하 감독의 시 중에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아햔다’는 시가 있습니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압구정에는 가야하는 걸까요? 그럼, 마지막 추천곡 나갑니다^0^
<비오는 압구정> 들으러 가기(사진을 클릭하세요.)
비오는 압구정 골목길에서
그댈 기다리다가 나 혼자 술에 취한밤
혹시나 그댈 마주칠까봐 두시간 지나도록
마냥 기다리네...oh Rainy day~
어쩌면 이젠 못볼지도 몰라
일부러 니가 다시 날 찾기 전엔
oh rainy day Tonight ~
너와 나의 인연이 여기까지 일까
몇일전 까지 여기서 널 보곤했는데
오늘은 전화도 꺼놨나봐 그대 목소릴 닮은 서운한 비만 오네
이상으로 내맘대로 비오는 날 듣고 싶은 노래 베스트를 뽑아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하늘은 왠종일 회색빛이고, 빗소리는 시원한 건지, 서운한 건지 계속 들려오는 날이면 좋은 음악으로 기분전환 해보는건 어떨까요? 다같이 음악과 함께 장마철을 이겨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