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런 CF가 TV에 자주 나옵니다. 모 보험광고인데, CF에서 의사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환자의 보호자에게 이런 멘트를 하지요.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길어봤자… 40년?”
“예?”
유병장수 시대, 요즘 저희 아버지께서도 ‘유병’하셔서 이가 다 빠지시고, 소화를 잘 못하셔서 기력이 없으십니다.
내 가족 혹은 애인이 아플 때 사랑하는 사람이 끓여주는 죽 한 그릇은 몸과 마음에 힘을 북돋아주지요. 여기에 좋은 재료, 맛있는 레시피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 소개할 요리는 소중한 사람의 원기충전을 위한 <새우꽃게죽>입니다. 가족과 애인을 위한 요리도 되겠지만, 힘이 없어 보이는 상사분께 새우꽃게죽을 선물해 보는건 어떨까요? 올해 하반기를 무난히 넘어갈 것도 같습니다.(농담이어요^^ㅎㅎ)
새우꽃게죽은 어렵지는 않지만 굉장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드시면 먹는 분이 꼭 몸도 튼튼 마음은 뿌듯하여 건강해지실 거예요!
자 그럼 요리를 시작해보겠습니다.
○ 준비물 (4인분용): 꽃게4마리, 깐새우 2주먹, 밥 3공기, 파 한뿌리, 참기름, 맛술
1. 꽃게를 깨끗이 손질하고 15분 정도 삶은 후 식힌다.
꽃게를 삶기 전에 깨끗이 씻은 후, 몸통과 등 껍데기를 떼어 분리합니다. 몸통은 삶아 주고 등껍질은 육수를 내는데 사용할거라서요. 물론 등껍질의 살이 아까우신 분은 통째로 다 삶고, 살을 바른 다음 껍데기만 육수로 사용하셔도 괜찮아요 ^^
몸통을 중불에서 15분 정도 익혀주시고, 뜨거워진 꽃게를 손질을 위해서 식혀주세요
2. 등껍질과 파, 마늘 등을 넣고 육수를 만든다
맛있는 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육수가 필요한데요, 따로 떼어놓은 등껍질에 물을 적당히 붓고 파와 맛술 3큰술 등을 넣은 후 맛이 잘 우러날 수 있도록 1시간정도 푹 끓여서 육수를 내어주세요.
3. 꽃게 살 발라내기
오늘 요리의 최고난이도 코스는 바로, 꽃게살 발라내기 입니다. ‘이게 바로 진정한 정성이다’ 수 없이 되내며 발라내야 합니다. 열심히 발라내도 양이 얼마 나오지 않거든요. 맘 굳게 먹고 들으세요. 저 한 공기가 꽃게 4마리의 살을 발라낸 양입니다. (4마리에 16,000원이나 주고 샀는데, 16,000원치의 게살이 밥 한 공기 정도의 양이네요^^)
도중에 한번 그냥 드러눕고 싶으실 수도 있고, “그냥 ‘O죽’에서 사면되잖아!”라고 말하고 싶으신 맘도 굴뚝같지만, 이번에는 꾹 참고 묵묵히 게살을 발라 맛있는 죽을 끓여 보자구요!
4. 육수 건더기를 건져내고 밥을 투하
육수를 내고 건더기는 건져낸 후, 남은 찌꺼기도 채에 깨끗이 걸러주고 밥 3공기 정도를 넣습니다. 밥은 미리 진밥으로 준비해두셔야 죽을 만드실 때 편하시겠죠? 불은 중불로 해서 30~40분간 천천히 계속 저어줍니다. 저는 눌러 붙을 걸 대비해서 육수를 조금 빼뒀다가 졸아든 후에 다시 투입했답니다.
5. 새우를 다져서 손질하기
밥을 넣고 저어주면서 새우를 다져주세요. 새우까지 다 생새우를 사서 손질하라고 하면 아마 아픈 사람을 위해 죽을 만들었다가 본인이 몸과 마음에 병이 날 수 있으니 조금은 간편한 깐새우를 사서 다지도록 합니다. 다 다져지면 바로 투입하시고 계속 죽을 저어주세요.
6. 거의 죽이 다 되었을 때 게살 투입
새우살을 넣고 죽이 거의 다 되어갈 때, 게살 투입 후 잠시만 휘휘 저어주시고 새우꽃게죽의 맛을 살릴 참기름도 한 큰술 넣어주시면 정성 한가득 새우꽃게죽 완성! 간을 하고 싶으시면 소금을 넣어도 좋겠지만, 이미 꽃게에 염분기가 있어서 간간합니다. 환자에게도 염분이 안좋으니 간은 아주 살짝만 하시는게 좋겠지요?
7. 정성 가득 꽃게죽 완성!
짜~잔! 정말 오랜시간을 공들인 새우꽃게죽이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이번에 죽을 끓이면서 깨달은 것은 누군가를 위해 새우꽃게죽을 만든다는 것은 맛이나 경제성보다는 정말 정성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죽은 간단한 조리방법에 비해 만만치 않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그 누군가를 기운나게 만드는 것 또한, 뛰어난 맛이나 비싼 음식이 아닌,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주위의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길 바라며, 사랑과 정성으로 끓인 <새우꽃게죽>의 레시피를 마칩니다! 모두들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