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빙글빙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 순간순간을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 앗! 여러분의 얘기라고요? 그렇다면 여기 지루한 당신의 일상에 오아시스 같은 제안을 해드릴게요.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작은 순간의 기쁨을 찾으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작은 기쁨들은 조용히 우연히 찾아오기도 하지만,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의 돌파구는 스스로 찾아야 해요. 내 삶의 평안을 주는 어떤 것. 그것이 뭘까요?
저는 문화생활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있어요.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북촌나래홀에서 오페라마 굿닥터 시즌2 공연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삶의 해학과 페이소스를 웃음으로 그대로 살리면서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미국의 [닐 사이먼의 희극 ‘굿닥터’]를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죠. 서민들의 삶을 주제로 하여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공연되는 작품으로, 시즌2에서는 [재채기, 오디션, 치과의사, 늦은 행복, 작업의 정석] 5가지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삶의 무게로 많이 지쳐있지만, 자신이 지친 줄도 모르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 누적된 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는 때때로 풀어주며 살아야죠. 문화생활이 주는 작은 시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생활에 리듬과 활력을 줍니다. 그래서 때때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주지요.
작가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을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중간 중간 자신이 쓴 내용을 성악가의 오페라와 배우들의 에피소드 내용을 통해서 대화하듯이 보여줍니다. 독특한 구성이죠?
출연 배우들 : 바리톤 권한준, 테너 이지성, 김가예, 박찬정, 김정아, 홍지아, 유신애
코믹, 진지, 감동을 선사하는 성악가와 뮤지컬 배우들의 앙상블을 감상해보세요.
굿닥터 공연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
1. 재채기
이지성은 말단 공무원입니다. 어느 날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갔다가 최고 상사인 장관부부를 발견하고 단순히 잘 보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장관부부의 뒷자석에 앉게되죠. 웅장한 오페라가 울려 퍼지고 모두가 심취되어 있던 고요한 그 순간! 이지성은 생리현상으로 인한 재채기가 나오고, 그만 장관의 머리에 콧물과 침이 튀기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공연 내내 한 번의 실수로 고민하던 이지성씨는 공연이 끝나고 장관부부께 사죄를 하지만 최고 상관인 장관은 그가 누군지 관심도 없고 알아보지도 못하죠.
그 순간 이지성씨는 절망합니다. “나는 잡초와도 같다!”
2. 오디션
오디션에 참가하는 이들은 각자 다양한 꿈과 소망이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오디션에서 실수로 떨어지는 이들도 있고 연습할 때는 불안하기만 했으나 당당하고 멋지게 합격의 순간을 맞이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죠. 소프라노를 선발하는 오디션에 알토 영역인 그녀는 “오디션에 합격하는 게 소망이 아니라 오직 단 한번만이라도 자신이 끝까지 한 곡을 부르는 것이 소망”이라고 간청합니다.
3. 치과의사
경상남도 조용하기만 한 시골 마을. 어느 날 동네 교회 목사가 치과를 방문합니다. 충치 때문인지 고통을 호소하며 진료하러 가지만, 원장님은 외출 중이고 조수가 낮잠을 자다가 손님을 맞이하게 되죠. 진료를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던 조수는 자신도 잘 할 수 있다며 목사와 옥신각신합니다. 목사는 너무나 아파서 치료는 해야겠고, 진료를 맡기려니 조수이기 때문에 못미더워 걱정이 태산이죠.
조수는 첫 번째 환자에게 과연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있을까요?
4. 늦은 행복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요?
인연이란 무엇이고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던 에피소드입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그녀를 보는 것으로 행복은 시작됩니다. 중년에 찾아온 작은 떨림과 설렘으로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의 동요가 일기 시작하는데...
늦은 행복은 완성될 수 있을까요?
5. 작업의 정석
유부녀를 꼬시는데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난 이지성씨. 친구의 아내를 어떤 방법으로 유혹한 것일까요? 세상 아무도 갈라놓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행복한 잉꼬부부인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호언장담했던 친구의 말이 떠올라 친구의 아내를 슬쩍 떠보면서 그녀의 마음을 떠보기 시작합니다.
부부, 신뢰, 유혹, 사랑, 믿음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게 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오페라는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될 거예요.
오페라마 굿닥터 시즌2의 큰 매력은 무대와 객석이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악가와 배우들이 들려주는 아리아와 그들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연기를 관람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성악가들의 노래를 이렇게 가까이서 듣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로운 공연이지요.
유쾌하면서도 짠한 감동이 있는 오페라마 굿닥터 시즌2는 중장년층 분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있어서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거나, 부모님께 선물로 드려도 좋을 공연이에요.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전하고 있어서 공연을 본 후에도 가슴속에 무언가 잔잔하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생각나고 되새기고 곱씹어보게 되는 그런 내용이에요.
귀에 익숙한 오페라를 감상하며 해학과 풍자로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주제의 드라마. 오페라와 드라마의 만남이 멋진 오페라마 굿닥터 시즌2공연이었습니다.
<공연정보>
공연날짜 : 2013년 2월 14일 ~ 6월 1일
공연시간 : 목, 금 오후 8시/토요일 오후 4시
공연장소 : 북촌나래홀
공연문의 : 02) 988-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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