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자율학습을 끝마치고 홀로 집으로 걸어갈 때,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한 후에 지하철을 타고 퇴근할 때, 믿었던 사람이 자신의 기대를 저버릴 때. 차갑게만 느껴지는 사회의 온도가 미우신 경험 다들 갖고 있으시죠.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우리의 가슴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얼어붙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봄이 오듯이, 우리의 차가워진 마음에도 머지않아 찾아올 따듯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추위를 피해 따듯한 카페를 가서 단순히 몸을 녹이는 것 보다는 깊숙한 어느 곳에서 얼어 붙어있는 우리의 감성을 녹여주는 건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시 한 편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 따듯하게 녹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연애 세포를 자극해주는 시부터 일상의 모습을 그려낸 시 그리고 언어유희로 웃음을 자아내는 시를 통해 총 4편의 시집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도깨비의 감동이 밀려온다. #사랑의 물리학
▲ 출처: 네이버 북, http://book.naver.com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시집은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소개되었던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입니다. 드라마에서 배우 공유씨의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를 통해 전해진 이 시에서는 평소 딱딱하고 어렵게만 보였던 물리학이 첫사랑과 만나 얼마나 감성적으로 변모했는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물리학에 대한 간단한 배경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물리학으로 가슴 한구석을 녹였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개의 소재를 융합함으로써 발생하는 신선함과 첫사랑에 대한 풋풋하고 감성적인 면이 잘 표현되었던 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시와 더불어서 추천해드리고 싶은 시집으로는 정재찬 교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입니다. 이 시 또한 공대생의 삭막함을 시로써 좀 더 부드럽게 바꿔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미학으로 승화되는 자기반성 #자화상
▲ 출처: 네이버 북, http://book.naver.com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라는 시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위대한 유산편에 윤동주 시인이 소개된 이후 윤동주 시인의 자아 성찰, 자기반성이 돋보이는 그의 시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자화상에서 자신을 상징하는 한 사나이에 대해 밉기도 가엾기도 하고 그와 더불어 그리워하는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표현하고 있어 자신을 되돌아보는 윤동주 시인의 태도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시를 읽기 앞서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던,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하던, 별이 바람에 스치는 밤에서의 윤동주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과 역사를 이해한다면 시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돋보이는 윤동주 시인의 시로부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할까요?
평범한 일상도 시가 될 수 있다! #밥 한 끼의 힘
▲ 출처: 네이버 북, http://book.naver.com
집에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적혀 있는 시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작가 미상의 시부터 일반인이 지은 시까지 다양한 시가 수록되어 있는 ‘지하철시선집’(2016년)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시집이 다른 시집들과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일상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그중 하나인 김재분 시인의 ‘밥 한 끼의 힘‘에서는 어렵고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편한 사람과 먹는 밥 한 끼의 힘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스크린 도어 앞에서 지하철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친근함이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재분 시인의 밥 한 끼의 힘뿐만 아니라 친한 사람끼리 오히려 전화를 하지 않는다는 시, 첫 연애의 어려움을 담은 풋풋한 시 등 일상생활에서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시들이 수록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시를 접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통해 재밌는 시를 쓴다! #옷가게 언니
▲ 출처: 네이버 북, http://book.naver.com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에 출연해서 특유의 매력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던 하상욱 시인을 아시나요? 하상욱 시인의 시를 보시게 된다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시고 푹 빠지게 되실 거로 생각합니다! 하상욱 시인이 쓴 시집 중에서 '서울시 2‘를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유는 공감과 간단함 때문입니다. 하상욱 시인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 누구나 경험해보았던 주제를 유쾌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하여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시에서 볼 수 있듯이 옷가게에서 직원분이 저희에게 무슨 옷을 입어보면 “너무 잘 어울린다~” 또는 “이건 언니를 위한 옷이야“ 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경험을 소재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두 줄밖에 안 되는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시를 구성하면서 읽기 쉽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상욱 시인의 서울시 2에는 간단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가지 시가 수록되어 있어 이동시간이나 잠깐의 휴식시간 동안 쉽게 읽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4편의 시집을 대표적인 작품을 통해 소개해드렸습니다! 여러분,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는데,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은 우리의 가슴은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 같나요? 친구들과 모여 정신없이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이번 주말은 여유로운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차가운 마음을 녹여줄 시 한 편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인생 사진, 인생 맛집을 찾기보다 우리의 인생 시를 통해 잠재되어 있던 감수성을 자극해보세요. 한 편의 짧은 글귀가 여러분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2017년에는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인생 시를 발견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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