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 소설의 제왕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힌트를 드리자면, 1985년 소설 ‘방과 후’를 시작으로 ‘용의자 X의 헌신’ ‘비밀’ ‘갈릴레오의 고뇌’ 등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여러 대표작품을 비롯하여 최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까지. 대표적인 추리 장르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성공을 보이고 있는 작가에요.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기도 한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 입니다. 그의 이력부터 작품까지, 신비한 매력을 가진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것을 여러분께 알려드릴께요.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이력을 보면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바로, 오사카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는 것입니다. 소설가로서는 흔치 않은 이력이죠. 하지만 대표적인 작품 '1권'만 읽어도 그의 매력이 이 특이한 이력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바로 그의 소설은 깊이가 있는 사건 전개와 살아있는 스토리 구성, 작가들이 다루기 힘든 전문적인 과학 분야에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그의 소설을 처음 읽게 되면 많은 분이 공감하시는 부분이 바로 ‘사실적이다.’ ‘전문적이다’ 하는 부분입니다. 그의 이력에서 나오는 이 사실적인 근거들은 추리소설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고, 이러한 부분이 그의 대표적인 매력이 되어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게 되었지요.
▲ 용의자 X의 헌신 (양억관 역. 현대문학 出)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빼놓지 않고 나오는 대표작은 역시, ‘용의자 X의 헌신’입니다. 2012년 한국에서도 영화화되어,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신 작품일텐데요. 논리적인 전개와 짜릿한 반전의 구성으로 읽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공포, 미스터리, 추리 분야에서는 이미 많은 작가의 작품과 영화가 나와 있는 일본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키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 역시 그만의 탄탄한 구성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많은 장르를 다루고 있지만 주로 ‘추리’ 작품을 많이 써온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미 한국 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젊은 연령층이 상당 수를 차지하고 있답니다. 제 주변에도 많은 친구들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기다리고, 그의 책을 수집하거나 영화를 보곤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대학생 한 분께 짧은 인터뷰 요청을 해보았습니다.
Q.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요즘 대학생들이 전공서적이나 취업/자격증 관련 외에 다른 책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 책을 읽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 빠져 몇 권을 일주일 만에 읽곤 했어요.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빠져드는 흡입력과 흔히 다루어지지 않는 소재, 예상치 못한 반전이 녹아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한국의 추리소설과는 어떠한 점이 차별화된 것 같나요?
한국의 추리소설은 감정에 호소하거나 극적인 구성에 기대는 편이 많은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이 주로 그러한 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러한 작품들은 항상 결말이 예상되거나 스토리가 진부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이 정도로 자세히 배경을 묘사할 필요가 있을까...싶을 정도로 탄탄하게 주변을 전개하고 인물을 묘사해요. 그래서 이야기의 설득력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방황하는 칼날(2013) - 청소년 관람 불가
감독 : 이정호 / 출연 : 정재영, 이성민, 서준영 등
장르: 스릴러, 범죄
개봉일 : 2014.04.10 / 상영시간 : 122분
지난 4월 10일 개봉한 영화 ‘방황하는 칼날’이에요. 연기파 배우 정재영, 이성민의 주연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원작을 읽어보신 분들께서는 아마 이 작품이 왜 한국에서 영화화되었는지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방황하는 칼날’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한국 사회에서도 심각하게 화두 되고 있는 청소년 성 관련 문제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성폭행을 당한 딸과 그 아버지의 복수를 다루고 있는 ‘방황하는 칼날’. 원작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보거나 혹은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을 읽게되는 것. 두 방법 모두 흥미롭게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 될 것 같네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영화와 함께 ‘방황하는 칼날’을 읽어보시면 작품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쉽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김난주 역. 재인 出)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분야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현존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앞으로도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게, 배반할 때는 좋은 의미의 배반이 되도록 하고 싶다"(1월 18일/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 중에서)라는 그의 말처럼 앞으로의 행보에도 더욱 뜨거운 관심이 계속될 것이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