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는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린이 같은 어른을 뜻하는 용어인데요. 유년시절의 추억이 담긴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등에 향수를 느껴 다시 찾는 20~30대 소비층을 위해 생겨난 문화 트렌드라고 할 수 있어요. 진지하고 무거운 것에서 탈피하여 위트 있고 가벼우며 순수함을 되찾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니즈가 키덜트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싶네요.
▲ PVC 장난감(출처: http://www.flickr.com/photos/)
키덜트 문화에 'PVC'가 빠질 수 없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플라스틱이 키덜트 문화에 일조했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요? 키덜트하면 빠질 수 없는 어른들의 장난감, 프라모델과 피규어의 대표적인 재료가 바로 'PVC'이기 때문이랍니다.
▲ 프라모델 키트(출처: http://www.flickr.com/photos/90259297@N08)
어른들의 장난감의 대표주자인 프라모델은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에요. 플라스틱에 모델을 합쳐서 만들어진 조합어를 일본어 발음으로 부르게 된 것이 그 기원인데요. 일반적으로 합성수지계 플라스틱을 이용한 금속주형 사출 조립모형을 뜻해요. 프라모델은 금속으로 만든 틀에 액상 플라스틱을 주입하여 냉각한 후 사출하여 만들어지는데요. 프라모델은 조각(피스)으로 출시되어 사용자가 완성품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의의가 있답니다.
키트로 구매하여 부품을 접착제로 붙이고, 에나멜 등의 도료로 도색한 후, 어긋나거나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깎아내고 메꿔주며 만들어지기 때문에 완성까지 엄청난 수공과 노력, 시간이 소요되죠. 따라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온 건프라(건담프라모델) 같은 경우는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라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프라모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PVC와 ABS라고 불리는 아크릴계 가소성 수지가 일반적인데요. 고급 프라모델은 강도가 높고 내마모성이 우수한 ABS를 사용하고 저가 양산형 모델에는 PVC가 사용됩니다. 수집용으로 제작되어 희귀한 제품이 아니라면, 우리가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라모델은 거의 PVC로 만들어졌다고 봐야 한다네요.
▲ PVC 피규어(출처: http://www.flickr.com/photos/)
피규어의 원래 영어식 발음은 피겨입니다만, 아무래도 피겨 스케이팅과 겹치기 때문에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를 구분 짓고자 일본식 발음 피규어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 고유대명사처럼 정착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피규어의 종류는 재질에 따라 PVC, 콜드캐스트, 소프비 등으로 나눈답니다. 이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질은 단연 PVC입니다.
▲ PVC 피규어(출처: http://www.flickr.com/photos/)
일본 모형회사에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는 도색완성 피규어는 대부분 PVC로 되어 있어요. 특별히 포장상자에 재질 표시가 없다면 거의 PVC 피규어라고 할 정도라네요. PVC는 프라모델에서 사용하는 ABS 보다는 조금 표면이 무르지만 피규어의 디테일을 표현하기에는 적당한 재질이라고 합니다. 가끔 ABS 재질의 관절이 사용된 PVC 피규어의 경우 ABS와 PVC가 함께 재질 성분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 수집용 PVC 피규어(출처: http://www.flickr.com/photos/)
성형이 쉽고, 저렴하며 가벼운 PVC는 대체적으로 피규어에 잘 맞는 재질이지만, 날카롭고 정교한 조형을 만들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열이나 지속적인 충격에 변형이 쉬워서 여름철에 피규어의 모양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ABS 수지를 일부 변형이 쉬운 부분에 적용하는 방법이 고안되고 있다고 하네요.
프라모델과 피규어 하면, 아무래도 마니아의 영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니엔젤이나 영화나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하는 수집용 피규어, 남성들에게 로망으로 자리 잡은 자동차와 비행기 프라모델, 밀리터리 프라모델 등 마니아를 벗어나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난감이 인기랍니다.
특히 소니엔젤은 대중들에게 무척 친숙한 피규어로, 기존의 피규어의 인식을 바꾸는데 일조하기도 했죠. 이렇게 보자면, 키덜트라는 문화 트렌드가 마니아틱한 장난감을 대중의 영역으로 이끈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키덜트라는 문화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는데, PVC가 기여하고 있다니 정말 신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