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이제는 네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저물어가는 2013년에 대한 실감이 슬슬 나기 시작하는 것은 아마도 다가오는 한가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저는 추석이 끝나면, 정말 그 해가 끝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ㅎㅎ)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에서 전해지듯,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은 풍요와 여유가 넘치는 명절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추석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마!
추석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추석의 기원은 <삼국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신라 제3대 유리왕(儒理王) 9년(서기 32년)에 왕이 6부를 정하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두 패로 가른 뒤, 편을 짜서 7월 16일부터 날마다 6부의 뜰에 모여 길쌈을 하는데, 밤늦게야 일을 파하고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살펴 가지고 지는 편은 술과 밥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하고, 이에 온갖 유희가 일어나니 이것을 이를 가배(嘉俳)라 한다`고 하였고, 또 `이때 진 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을 추면서 탄식하기를, 회소회소(會蘇會蘇)라 하여 그 음조가 슬프고 아름다웠으므로 뒷날 사람이 그 소리로 인하여 노래를 지어 이름을 회소곡(會蘇曲)이라 하였다`
출처: 문화콘텐츠닷컴
이처럼 추석은 삼국시대에 신라에서 보름달 아래서 놀이를 하며 즐겁게 지내던 것이 점차 변형되어 오늘의 이른 것이 가장 유력합니다.
추석과 같은 의미로 가장 많이들 알고 있는 단어로 ‘한가위’, ‘중추절’이 있죠. 한가위는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으로, ‘8월 또는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그리고 추석은 ‘가을 추’, ‘저녁 석’으로 ‘가을 저녁’을 의미해요. 조금 더 풀이 해보면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유난히 달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명절은 지금과 달리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음력 팔월에 뜨는 보름달이 1년 중 가장 밝은 달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는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곡식이 무르익고 수확하는 시기라서 가장 풍성한 계절이기도 하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는 풍요함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전해지는 속담입니다. 풍요로움이 넘치는 달 밝은 한가위! 정말 소중한 우리의 명절이죠?
풍요를 기원하며 일가친척이 서로 만나 하는 것은? 바로 차례와 성묘입니다. 늘 하는 거지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하는지는 확실히 인지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 확실히 알려드리겠습니다.
1. 차례
차례는 왜 지낼까요?
차례는 유래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을에 곡식이 무르익고 수확하는 시기에 풍작에 대한 감사의 뜻과 풍년을 맞이 하도록 보살펴주신 조상님께 수확한 햇곡식과 햇과일로 제물을 바치는 의식이 차례입니다. 한마디로 조상님께 감사의 제를 올리는 것이지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당연시 되던 의례가 지금은 많이 생략되었습니다. 차례를 지내지 않은 집도 많고, 차례음식 장만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대중화되어서 예전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아 차례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은 만나기 어려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차례상 차리는 법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차례상 차리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와~ 차례상에도 이런 규칙이 있었네요.ㅎㅎ 참고로 더 말씀드리자면, 과일류는 위, 아래를 깍고 홀수로 올려야 합니다. 또한 복숭아, 고춧가루, 마늘, 치로 끝나는 생선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런 제물들은 귀신을 쫓는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하세요.
2. 성묘
차례를 지냈으면, 이제 ‘성묘’를 하러 가야죠? 성묘는 조상님의 묘가 잘 보존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수리하기도 하며, 약식 제사를 지내기 위한 목적으로 합니다. 명절에 약식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는 미리 가서 묘의 주변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벌초’입니다. 명절 귀성길도 붐비지만 명절 1~2주전 주말에는 벌초를 하기 위해 선산으로 향하는 주변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풍습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네요.
풍요가 넘치는 한가위이니만큼 한가위에 온 일가친척이 둘러앉은 밥상의 상다리는 휘어지도록 풍성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음식 중에 송편이 없으면 앙꼬없는 찐빵과도 같죠? 추석때 먹는 대표적인 음식인 송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송편은 추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절음식입니다. 하지만 송편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송편을 맛있게 먹을 줄만 알았지, 그 유래나 종류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겠다구요? 괜찮아요! 이번에 확실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송편이 추석때만 먹는 떡이라구?
'홍길동전'을 쓴 허균은 전국 팔도의 맛있는 음식을 기록한 '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에 보면 송편은 봄에 먹는 떡이라고 합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년)'를 보면 2월 초하룻날 먹는 떡이라는 기록도 있지요.
추석에 먹던 송편은 정확하게는 '오려송편'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오려'는 올벼의 옛말. 올벼는 제철보다 일찍 익는 벼를 말하지요. "그러니까 올해 농사지어 수확한 햅쌀로 빚은 송편이라는 뜻으로, 이걸 반대로 말하면 송편은 특별히 추석뿐만 아니라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즐겨 빚어 먹던 떡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송편은 원래 반달모양?
추석 밤하늘에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 농사의 수확에 감사하는 건 한민족 풍습만은 아닙니다. 음력 8월 15일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중추절(仲秋節)과 십오야(十五夜)라는 명절로 즐기며, 달 모양을 본뜬 ‘달떡’을 만들어 먹는 것 또한 동일합니다. 중국에서는 월병(月餠), 일본에서는 쓰키미당고(月見團子)를 먹는데, 월병과 스키미당고는 보름달처럼 동그란데, 한국의 송편만 반달모양이라고 합니다.
송편이 반달 모양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우리 선조들은 ‘동그란 떡은 야하다’라고 보셨으며,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완벽을 좋아하지 않으셨답니다. 그래서 완벽한 원대신 반원 모양으로 만들게 됐다고 하네요.
송편은 조선팔도가 같을까?
당연히 아니죠! 송편은 지역별로 모양과 소가 다르다고 합니다. 서울 송편은 작고 귀여우며, 강원도는 감자와 도토리가 많이 나기 때문에 송편에도 감자녹말과 도토리 가루를 쓰며, 강낭콩을 주로 소로 넣는다고 합니다. 전라도는 음식이 풍성하게 발달한 지역답게 송편도 화려한데요, 천연즙을 넣어 색깔도 알록달록하게 빚는다고 합니다. 충청도는 호박을 넣어 호박모양으로 만든 송편이 유명하고, 평안도는 모시조개가 많이 잡히라는 마음으로 조개모양의 송편이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는 송편이 동그랗고 납작하며 완두콩을 소로 넣는다고 하네요~ 정말 다양하~죠잉!
출처: 이 글의 송편 부분은 조선일보 기사를 재구성한 것입니다.(기사를 보려면 클릭하세요!)
이외에도 명절에 토란국을 먹는 이유는 알칼리성인 토란은 지방을 분해하는 요소가 함유돼 있어 기름식 음식을 많이 먹는 명절에 제격이라고 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느껴지시나요?
지금까지 추석의 유래와 차례상 차리는 법에서 대표적 음식인 송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추석은 가족과 친척간의 우애를 다지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조상님의 은덕에 감사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첫 번째겠죠? 올해 한가위도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사랑과 풍요가 가득한 명절되시길 바랍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