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수원’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축구명문 수원삼성이 있으며,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가 있는 도시? 특별시도, 광역시도 아닌 인구 114만의 경기 중남부의 도시 수원이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수원은 서울을 제외하고 수도권에서 국공립 오케스트라 두 곳(수원시향, 경기필하모닉)을 보유한 유일한 도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 올해로 17회를 맞이하는 국제연극제가 지역 및 문화인의 지지와 관심을 받으며 꾸준히 개최되는 도시입니다. 조선시대 22대왕 정조의 왕권강화의 의지가 깃든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중심으로 열리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올해로 17회를 맞은 이 연극제를 제가 직접 참여해보고 여러분께 그 감흥을 전해드립니다.
2013년 수원화성연극제의 개막작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저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고 오랜 시간 저의 기억 속에 머물러서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만 같은 그런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오디션을 거처서 선발된 70여명의 시민배우가 배우들과 함께 참여하여 ‘시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를 보여주며, 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스타트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습니다. 예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시민배우의 연기는 다소 어설퍼 보였을지는 몰라도, 저와 같은 일반 시민의 열정과 땀방울을 관객이 되어 바라보는 흐뭇함과 나와 같은 이가 무대를 이끌어 가는 현장을 보는 대리만족이랄까요?
특히, 카메오롤 깜짝 출연한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의 등장은 저를 비롯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으며, 공연을 마치고 두 분이 관객을 향하여 인사를 할 때, 박수를 힘껏 치게 되었습니다. 왠지 나와는 무관해 보였던 분들과 문화로 소통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중간 중간 에디트 피아프의 원곡을 들으며 뮤지컬을 감상하는 것이 특별한 즐거움으로 다가왔으며, 정말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올해 수원연극제의 개막공연답게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선발된 시민 배우들이 프로는 아니기에 조금은 서툴어 보이기도 했지만, 70명의 배우가 열연하는 무대는 아마추어의 열정과 떨림으로 활기가 넘쳤답니다.
염태영 시장이 개막선언을 외치자 곧바로 개막축하 행사이자 거리축제인 스페인 극단 ‘작사 씨어터’의 ‘마법의 밤’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공연장소가 불꽃 사용이 불허된 곳 이기에 완구용 소품으로 대체된 ‘마법의 밤’은 2% 부족한 불꽃놀이에 그쳐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저를 비롯한 관객은 공연의 여흥을 즐겼답니다. 이 또한 직접 관객이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거리축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참고로 이번 2013년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시민주도형 축제가 되도록 기획됐다고 합니다.
국내의 작품은 화성행궁 광장을 중심으로 만날 수 있었으며, 야외무대의 이점을 살려 가족단위 관람객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3m 크기의 커다란 공룡이 화성행궁 광장에 등장하여 거리를 이동하며 신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정조대왕을 형상화시킨 인형을 공중에 설치한 무대도 있었으며, 강원도 전설 시리즈를 선보인 인형극, 현대인의 다양한 욕구를 담아 표현한 마임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화성행궁 광장을 채우며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연극제의 하이라이트인 폐막작은 스페인 극단 ‘작사 씨어터’의 ‘불꽃의 바다’가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불꽃의 바다’ 공연은 원래 화성행궁에서 예정되었으나 문화제 손실의 우려 때문에 공연장소를 만석공원으로 옮겨 25~26일 양일간 진행됐었습니다. 스페인의 대표적 화가이자 판화가인 호안 미로의 그림을 차용한 형상물과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스페인 불꽃, 이것이 음악과 무용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이 배우들을 따라다니며 공연을 만끽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정말 불꽃과 예술이 어우러진 무대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이 연극제의 대미들 장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공연을 보고 따라다니며 즐기고 난 뒤, 스페인의 불꽃같은 열정이 남기고 간 여운이 저의 심장에 남아서 때때로 저의 심장을 두드리는 것이 꽤 오랫동안 느껴졌습니다. 그 때 귓가에 들려오던 그 날의 음악과 움직임이 경쾌하게 계속 기억 속에 머무는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1996년에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하여 올해 17회를 맞은 수원의 대표축제입니다. 특히 올해 축제는 지난해 설립된 수원문화재단이 처음으로 자체 준비하여 시민이 주축이 되어,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합니다. 이번 축제에도 무대 문제로 공연이 취소되는 등의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이 또한 국내 최고의 국제 종합예술제로 성장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 2013년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5일간의 행사기간동안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부터 성인, 노인,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즐기는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내년 2014년에도 더욱 알차고 멋진 공연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즐기는 멋진 행사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