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2의 예능 ‘인간의 조건’에서 여자편을 방영했는데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명의 여성의 리얼체험기 첫 번째 주제는 바로 ‘화학 없이 살기’였습니다. 화장품, 세제 등 화학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4박 5일을 보내는 것인데요.
사실 화학의 범주가 인공적인 것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무척 넓기 때문에 까다롭게 따지고 들어가면, 화학제품 없이 살기는 정말 불가능할 것입니다. 개그우먼, 아나운서 등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녀들이 과연 화학제품 없이 4박 5일을 보낼 수 있을까요?
▲ KBS2 예능 인간의 조건(사진출처: http://www.kbs.co.kr/2tv/enter/man/view/making/index.html)
아니나 다를까, 화학제품 없이 보내야한다는 미션에 6명의 참가자들의 고군분투가 정말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당장 씻고, 입는 문제부터 발생했습니다. 치약대신 소금을 사용하고 화학섬유 소재 옷 대신 면가운으로 추운 겨울을 버텨야 했죠. 빨래와 설거지를 할 때도 문제군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성들에게 있어 가장 큰 고역은 바로 ‘화장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방송이 직장인 그녀들에게 있어 그 자체로 화학이라고 불릴 수 있는 화장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시련일 텐데요. 방송에서는 숯으로 아이라인과 아이브로우를 대신하고, 콩가루로 파운데이션을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어요.
방송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화학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잘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방송에서 나온 아이템 중에서 우리 주변에 어떤 화학제품이 존재하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실까요?
방송에서는 밀가루와 꿀 등으로 조선시대 천연 화장품을 재현하려고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답니다. 밀가루 분에 경우 피부에 밀착이 되도록 해주는 성분이 없다면 가루가 그냥 뭉쳐 떨어질 테니까요. 체리즙 립스틱도 보습성분이 없으면 입술 표면이 말라 갈라지게 되고요.
아무리 천연소재 화장품이라고 할지라도 시중에 유통되는 화장품 중 화학이 안 들어간 제품은 없다고 봐야 하는데요. 대다수의 우리나라 천연 화장품은 100% 화학 Free가 아닌, 유해화학 성분을 제외한 경우가 많습니다.
밀가루와 식초로 설거지를 하는 방송을 보면서, 가장 우리가 실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하는 화학제품은 세정제가 아닐까 싶어요. 세제에 들어가 있는 '계면 활성제'라는 성분이 기름을 녹이고 때를 닦아낸답니다.
계면 활성제에는 'LAS, SLES, CDE, 가성소다' 등의 성분이 있는데요. 먼저 'LAS(Linear Alkylbenze Sulphonate)'는 세탁세제 및 주방세제의 주원료가 됩니다. 세척력 기포력 탈지력 등이 강한 '음이온 계면 활성제'라고 하네요. 석유화학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세척력이 월등합니다. 생분해가 잘되어 환경오염이나 공해문제가 없는 안전한 계면 활성제이기도 하죠.
'SLES(Sodium Laureth Sulfate)'는 주방용세제와 샴푸에 주로 이용되는데요. 야자유에서 채취한 라우레산을 이용하여 만든 천연계면 활성제입니다. 'CDE'는 코코넛 디에탄올아민(Coconut Diethanolamide)으로 야자유 지방산을 이용한 비이온 계면 활성제입니다. 주로 피부 보호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가성소다'는 지방산을 중화하는 알카리제인데요. 주로 비누의 원료로 이용되지요. 한화케미칼은 세제에 사용되는 염소와 가성소다의 국내 생산량 및 국내 시장 점유을 1위를 자랑하고 있답니다.
‘인간의 조건’에서 김치부침개를 만드는 장면을 보면 프라이팬을 사용하지 않는데요. 이 장면을 보고 의아하다고 생각하신 분이 계실텐데요. 주방에서 자주 애용되는 프라이팬에도 화학이 숨겨져 있답니다. 프라이팬에는 ‘테프론’이라는 화학물질이 코팅되어 있어서 웬만해서는 잘 타지 않고 눌어 붙지 않는답니다.
테프론은 불소와 탄소를 화학적으로 결합한 화합물로 내열성과 비점착성, 절연 안정성 등의 특징으로 주방용기서부터 자동차, 항공, 우주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답니다.
화학제품 없이 생활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공부하는 '인간의 조건' 출연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데요. 평소 잘 느끼지 못했지만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것들에 바로 '화학'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방송을 통해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편리를 제공해주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