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다녀온 터키 여행의 약발이 다해가던 11월 어느 날, 유사원은 왠지 모를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또 다시 충동적으로 여행을 다녀오게 됩니다. 이번 목적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관광지 제주도!! 제주도 여행 하면 왠지 뻔한 관광을 떠올리실텐데요, 그래서 이번 여행기에서는 오직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제주도는 가까워서 주말을 이용해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이 추운 겨울, 제주도의 맛있는 음식 사진과 맛집 정보로 여러분의 헛텃함을 달래드리겠습니다.
▲ 비수기 점심식사 임에도 여지없이 대기표를 들고 제법 기다려야 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달려간 곳은 바로 고기국수 집으로 유명한 ‘자매국수’ 입니다. 널리 알려진 이 집 외에도 주변에 보면 비슷한 국수 집이 여럿 있었는데요, 맛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른 지역에서 먹은 고기 국수도 비슷했거든요.
▲ 심플한 모습의 국수지만, 담백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살아있다.
물론 고기 맛도 고소하고 양도 제법되어, 한 그릇임에도 든든히 배 불릴 수 있답니다. 제주도만의 향취가 담긴 소소한 식사이지만, 저렴한 가격(6천원)에 비해 큰 만족감을 준 고기국수였네요~. 진한 돼지사골국물과 쫄깃한 국수가락의 만남이 일본 돈코츠라멘과 얼추 비슷하지만, 고소한 고기국물에 푸짐한 돼지고기는 제주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토맛이랍니다.
▲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 음료 그리고 빙수들.
먹을 거리가 풍부한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었다고 기억하는 것은, 정말 의외의 장소에서 맛보게 된 디저트에요. 제주도하면,‘오설록’ 티뮤지엄도 빠질 수 없는데요. 본래 ‘녹차 아이스크림'을 사러 들어갔는데요, 길게 늘어선 줄에 포기하고 돌아서던 차에 발견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이곳에서 뜻밖의 다양한 디저트와 그 알찬 맛에 깜짝 놀라게 되었는데요.
▲ (사진 右) 냄비 모양 그릇에 담긴 것이 바로 통팥 쑥떡!
그 중에서도 별 생각 없이 출출한 배를 채우고자 시킨 '통팥 쑥떡'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제주 특산물 오메기 떡을 모티브로 한 듯한 팥과 쑥, 그리고 콩가루의 오묘한 조합이 정말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진한 풍미와 환상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제주도에 가시면 꼭 이곳에 들러 '통팥 쑥떡'을 드셔 보시길 바래요.
▲ 뿔소라 해물탕의 '방어회'. 회에서 고기 맛이 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제주도에 왔으니 그래도 제대로 된 회 한접시는 먹고 가야 겠지요? 무려 3시간을 저녁식사 장소를 찾아 헤맨 후에야 찾은 곳! 바로 '뿔소라 해물탕'이에요. 유명세를 탄 맛집들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식당 찾아 삼만리를 했는데요,
'뿔소라'라는 독특한 이름에 이끌려 큰 기대없이 들어간 곳이었는데, 이번 여행 통틀어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마침 방어가 제철이라 주문했는데, 아무리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정말 고기처럼 맛있게 먹었답니다. 별다른 주변 반찬이 없어도 계속 먹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칭찬해주고 싶어요. 작지만 알차고 풍성하게 저녁 만찬을 즐길 수 있게 해준 '뿔소라 해물탕'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네요.
▲ 게스트하우스 '짝'에서의 '야외 흑돼지 삼겹살'
'짝'이라는 이름의 왠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이틀을 머물렀는데요. 이곳은 남원점과 대정점, 이렇게 2곳이 있는데요, 마침 이벤트 중이어서 2박을 1인당 3만 5천원에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만 오천원을 추가하면 흑돼지 바비큐파티와 함께 번호표를 달고 짝 놀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답니다. 솔로들에게는 귀가 솔깃할만한 이벤트인 것 같네요. 아직 솔로이시라면, 이번 겨울 '짝' 게스트하우스로 여행 오시는 건 어떨까요?
▲ 영화 건축학 개론 속 '서연의 집' 그리고 카페 숑.
제주도에 명소가 하나 더 생겼는데요, 바로 영화 건축학 개론이 촬영되었던 곳입니다. 영화 속 집을 카페로 개조한 '서연의 집'이 바로 그 곳인데요. 원래는 창가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차 한잔을 마시고 싶었지만, 오픈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어요. 대신 근방에 유명하다는 카페 ‘숑’ 에서 밀크티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돌아왔습니다.
▲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주감귤 & 한라봉 막걸리
마지막 날 저녁 식사는 시장에서 사온 회와 함께, 오붓하게 리조트에서 보냈는데요. 모슬포 항에서 먹은 방어회에 비할 데가 없었지만, 시장에서 사온 회도 싱싱하고 좋더라고요. 이 때 기억에 남은 것은 제주도의 특별한 막걸리였는데요. 제주도 옆의 조그마한 섬인 우도가 땅콩으로 유명한데, 이 땅콩으로 빚은 막걸리 맛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그 자매품인 제주감귤 막걸리와 한라봉 막걸리 역시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맛이 납니다.
오직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가신다면 놓치지 마시고 꼭 드셔보세요.
▲ 제주도에서 직접 만든 전복 만두라면
여행 일정 상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조촐히 제공하는 미역국을 먹었는데요, 아침식사를 제대로 한 번 해보고자 전날 시장에서 미리 전복을 사다 두었어요. 제주도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시도해보는 해산물 라면! 어떤가요? 비주얼은 그럴싸해보이지 않나요? 그 맛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께요.
▲ 전복 해물탕, 성게알 미역국, 갈치조림. 그리고 고사리 육개장!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길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맛집으로 소문난 '유리네'에요. 식당에 들어서면 역대 대통령들을 포함,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온갖 분야의 유명인들의 사인으로 내부가 도배된 것을 볼 수 있답니다. 무엇을 주문하든 기본은 보장하는 집이고, 제주 공항과 그다지 멀지 않으니 한번 쯤은 꼭 들려볼 만한 식당이라 할 수 있겠어요.
전복 해물탕, 성게알 미역국, 갈치조림, 그리고 걸쭉한 맛의 고사리 육개장 등 제주도에 진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 산굼부리의 갈대숲
나이 서른이 되도록 제주도 한 번 못가봤냐는 핀잔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었던.
11월 말에도 쪼리를 신고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만큼 따스했던.
한 해 동안 쌓여가던 마음 속 짐들을 세찬 바다 바람에 씻어 내릴 수 있었던.
유사원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된 제주도 여행에서 발견한 행복인, 음식들을 간단히 소개해드렸는데요, 재미있게 보셨는지요? 재미있기는커녕, 보는 동안 배고프고 약만 오른거 같다고 느끼시는 분들께서는 지금이라도 주저 없이 떠나시길 권해드립니다. 분명 저처럼 ‘가까우니까 언제든지 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미뤄두신 여러분들~ 제주도 외국 부럽지 않을 만큼 정말 좋습니다! 떠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