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입니다.
지난해 너무 많이 들어서 아예 가사까지 외워 버린 버스커버스커의 사랑노래를 다시 찾게 된 것을 보니, 원래 단 것을 안 좋아하는데 빨간 딸기가 올라간 소담스런 생크림 케이크에 마음이 설레는 것을 보니, 볕 좋은 토요일에 집에만 있기 아까워 굳이 약속을 잡는 것을 보니, 쌉싸래한 냉이를 넣은 된장찌개에 밥을 쓱쓱 비벼먹는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시는 것을 보니, 커피숍에서 테라스 자리에 눈길이 가는 것을 보니 이제 정말 봄이 왔나 봅니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마음이 들뜨고 있다면, 이 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아시아 감성 영화로 그 설렘을 더해보는 것은 어떠세요?
감독 : 샤오 야 휀
출연 : 계륜미, 임진희, 장한
월요일 치즈케익
화요일 티라미수
수요일 수제 슈크림
목요일 브라우니
금요일 크림 브륄레
토요일 쉬폰케익
그리고 매일, 과일잼
물물교환을 하는 카페? 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는 두 자매에게 독특한 제안을 했습니다. 한 명은 공부를, 한 명은 세계여행을 하는 제안이었죠. 언니 두얼은 공부를 뽑았고 동생 창얼은 세계여행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자매는 몇 년 후 함께 카페를 운영하게 됩니다. 하지만 둘은 꽤 다릅니다. 요일 별로 다른 디저트를 내놓는 아름다운 카페를 꿈꾸는 두얼, 그리고 그녀의 엉뚱하고 삐딱한 동생 창얼. 하지만 카페 운영은 두얼의 마음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손님이 뜸해서 걱정하고 있을 때 창얼이 엉뚱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개업선물로 친구들에게 받은 쓸모 없는 잡동사니들을 카페에 방문하는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게 된 거죠. 두얼은 그 아이디어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물물교환을 하면서 고민하는 동안 커피도 시킬 것이다.'라는 창얼의 설득에 마지못해 동의합니다.
이후 물물교환을 위해 두얼의 카페에 찾아 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펼쳐집니다. 어느새 타이페이의 명소로 자리잡은 두얼의 카페. 그 과정에서 두얼 자신도 35개의 비누에 담긴 35개의 도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남자와 마음을 주고 받게 되고 자신의 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마지막에 두얼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36개의 도시를 향해 떠나는 장면은 소박한 듯 인상적입니다.(내용출처: 네이버 영화)
따스하고 평화로운 카페의 풍경과 커피 향이 날 것 같은 감미로운 재즈의 선율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름다운 영상과 감각적인 대사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포근하고 소박한 대만영화예요. 인기배우 계륜미 때문에 봤다가 영화를 사랑하게 되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든 카페가 실제로 ‘Daughter’s Café’라는 이름의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니, 타이페이에 가게 된다면 꼭 한번은 들려야 할 곳입니다. 영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겠죠?
예쁜 영화가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감독 : 신조 타케히코
출연 : 미야자키 아오이, 타마키 히로시
"그녀는 종종 거짓말을 했다."
배경은 크리스마스로 들뜬 겨울의 뉴욕, 마코토의 묘한 독백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그리고 6년 전, 그와 그녀가 대학에 입학하던 날로 시점이 전환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즈루와 마주친 마코토. “여기선 건널 수 없으니까 저쪽에서 건너는 게 좋을 거야” 마코토는 조금은 별난 행동을 하는 그녀를 향해 셔터를 누릅니다. 늘 약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마코토, 냄새를 잘 못 맡는 시즈루. 둘은 친구가 되고, 매일 캠퍼스 뒤 숲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시즈루는 마코토를 특별하게 여기게 되지만 마코토는 커다란 안경에 키도 작고 늘 밥 대신 과자를 먹는 아이 같은 그녀를 여자로 보지 않습니다. 마코토가 짝사랑하는 사람은 퀸카 미유키였죠. 그래서 시즈루는 성숙한 여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앞으로 성장해 마코토가 놀랄 정도로 괜찮은 여자가 될 거야. 그 때 후회해도 몰라.”
그러던 어느 날, “생일선물로 나와 키스해 줄래? 콘테스트 사진 모델로 말이야.” 시즈루의 엉뚱한 부탁으로 둘만의 장소에서 첫 키스를 하게 되는 두 사람. "마코토… 방금 전 그 때, 조금은 사랑이 있었을까"
그날 밤 그녀는 '안녕, 그 동안 고마웠어.' 란 짧은 메모만 남기고 사라져 버립니다. 그로부터 2년 후, 마코토는 그녀에게서 온 편지를 들고 그녀를 찾아 뉴욕으로 갑니다. 하지만, 뉴욕에 도착해서야 그녀가 숨겼던 비밀을 알게 되죠. (내용출처: 네이버 영화)
시즈루와 함께 있을 때는 사랑인줄 몰랐던 마코토. 그 둘의 슬픈 사랑이야기.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 선배'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배우 타마키 히로시가 마코토 역을 맡았고 사랑스러운 베이비 페이스의 소유자 미야자키 아오이가 시즈루 역을 맡았습니다. 싱그러운 푸른 빛으로 가득 찬 몽환적인 '둘만의 숲', 우정과 사랑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그들의 어떤 관계. 시즈루와 마코토의 사랑이 예쁘게 그려져 있는 영화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그들의 키스신은 이 영화의 베스트 신이죠.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감동과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이 영화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답니다. 가슴 뭉클한 일본 정통 로맨스입니다.
감독 : 타카다 마사히로
출연 : 아오이 유우, 사쿠라이 쇼, 카세 료
"초원을 만들려면 꿀과 클로버가 필요하다" - 에밀리 디킨슨
5평짜리 방에 방음은 제로인 낡은 아파트에 모여 사는 가난하지만 꿈을 잃지 않는 미대생들의 이야기입니다.
순정파 짝사랑남인 마야마와 순진무구한 소심청년 다케모토는 하나모토 교수의 조카이자 미술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하구를 만나게 됩니다. 다케모토는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하구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하고, 연상의 여인를 짝사랑중인 마야마를 언제나 바라보고 있는 아유. 어느 날, 괴짜천재 모리타가 여행에서 돌아오며 5명을 둘러싼 사랑의 화살표는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내용출처: 네이버 영화)
청춘이 깨닫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청춘 로맨스’. 달콤하기만 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청춘들의 여러 가지 고민, 현실과 꿈 사이의 갈등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순수한 사랑과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그리고 있죠. 이름만으로도 아름답고 눈물 나는 ‘청춘’에 대해 일본 특유의 여유로운 느낌과 잔잔함으로 한껏 담아내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미대생이다 보니 특히 색채감이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한 컷 한 컷이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영상미를 지녔습니다. 특히 천재 미대생인 여주인공 '하구' 역할의 배우 아오이 유우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자유롭고도 감각적인 패션 스타일로 등장하여 영화에 감성을 더해준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가슴 떨리는 청춘예찬. 벚꽃 날리는 딱 지금, 이맘때 봐야 하는 영화입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니까요. 벚꽃이 지기 전에 ‘허니와 클로버’의 투명한 매력에 빠져보세요.
감독 : 이용주
출연 :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된 순간, 스무 살.
숫기 없는 대학생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을 함께 듣게 된 음대생 서연에게 반하게 됩니다. 숙제라는 명목으로 함께 정릉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버스를 타고 종점인 개포동까지 가보면서 그들은 마음을 열고 친해지게 되죠. 하지만 사랑에 서툰 승민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작은 오해로 인해 서연과 멀어지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건축가가 된 서른 다섯 승민의 앞에 불쑥 나타난 서연. 당황스러워하는 승민에게 서연은 제주도에 집을 지어달라고 의뢰를 합니다. 함께 집을 지어가는 과정에서 승민은 서연에게 이혼의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들 사이에는 어쩌면 사랑이었을지 모르는 스무 살의 감정이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승민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서연의 집은 완성이 되죠.
집의 완성은 승민과 서연 둘 사이를 이어주던 집이라는 매개가 사라짐을 의미합니다. 그 마지막 날 밤, 완성된 집에서 그들은 과거에 미처 말하지 못하고 숨겼던 속마음을 표현하게 됩니다.(내용출처: 네이버 영화)
과거에 엇갈렸던 첫사랑이 다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아련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되었지요. 스무 살의 서연이 스무 살의 승민에게 이어폰 한 쪽을 건네는 장면, 서른 다섯 살의 서연이 볕 좋은 창틀에 기대앉아 환상적인 제주도 바닷가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장면 등 따스하고 아름다운 화면이 매력적입니다. 또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의 멜로디가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을 전해 주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귓가에, 입가에 기억의 습작이 맴돌게 되죠.
풋풋한 대학생의 순수한 사랑이야기와 첫사랑의 아름다운 추억. 이 두 가지만으로도 건축학개론은 충분히 볼만합니다. 작품 속 서연의 집으로 나왔던 세트장이 재정비하여 실제 제주도에서 카페로 오픈했다고 하니 영화를 되새기며, 옛날을 추억하며 사랑하는 누군가와 방문해도 좋을 것 같네요.
포스터 이미지 및 줄거리 참고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