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 빌딩숲 사이에서 여러분들은 얼마나 여유를 가지고 걸어보셨나요?? 잠시 관찰을 해 보니 여유를 갖고 걷기보다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도심 속에 있지만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우리나라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이 있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방랑시인 김삿갓의 생가 터와 김삿갓 문학관을 잇는 ‘영월 김삿갓길’, 완주하는 데 6시간이 걸린다는 ‘강릉 대관령 옛길’, 파란 바다와 함께하는 ‘영덕 블루로드’, 동양의 나폴리 ‘통영 미륵산길’.
그리고 수도권 지역에서는 ‘북한산 둘레길’, ‘서울 성곽길’, ‘성동 올레길’, ‘남한산성 둘레길’ 등이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를 사로잡은 걷기 좋은 길이 있으니… 그 곳은 바로~~~!! 서울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있는 ‘하늘공원’ 이라는 곳입니다.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내에 있습니다. 원래 월드컵공원은 서울 난지 쓰레기 매립장으로 만들어진 쓰레기 산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환경문제로 인해 공원으로 재조성하여 환경 생태공원이 만들어진 것이죠. 월드컵공원은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의 5개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있습니다. 그 중 제가 좋아하는 하늘공원은 하늘과 가깝다고 하여 이렇게 예쁜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것!!
하늘공원에 들어가기 전에 아치형 육교와 뒤편에 지그재그로 되어있는 계단이 제일 먼저 눈에 띄게 됩니다. 이 계단은 ‘하늘계단’인데요,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지만 높이가 100m정도 되기 때문에 올라가보면 지역 일대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는 점! 자, 어서 올라가봅시다!
와우~!! 정상에 올라오니 저 멀리까지 한눈에 다 보이네요. 아래쪽에 지나온 아치형 육교도 보이시죠? 총 291계단을 오르는데 5분~10분 정도 소요된답니다. 운동도 하고, 경치도 보고, 바람도 쐬고! 일석삼조네요^^ 하늘이 정~말 맑은 날이나 햇살 좋은 날, 또는 석양이 질 때 오면 정말 장관입니다. 멋진 모습을 눈에 담으랴 카메라에 담으랴 바빠요. 하지만 일몰시간 1시간 이후에는 공원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니, 시간체크 필수!
하늘공원 정상에는 드넓은 억새풀숲과 푸르른 풀숲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이번 3월에 올라갔을 땐, 억새풀이 가득해 운치 있던 곳이 아니라 억새풀들이 모두 베어져 있어서 그저 허허벌판이던 하늘공원이라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매년 10월에는 ‘서울 억새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달력에 꼭 체크해 놓아야겠어요. 이곳에는 여러 개의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서울의 곳곳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특히 독특한 모양의 전망대인 ‘하늘을 담는 그릇’은 커다란 그릇모양이어서 인기가 많고, 앞으로 넝쿨이 자라 이 그릇을 초록색으로 감싸게 된다니 기대가 됩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메타세콰이어길!!
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치형 육교를 지나서 정면에 계단을 두고 좌회전을 하시면 됩니다.
좌회전을 하고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이 있는데, 차량진입금지 방향으로 가시면 900여m의 ‘메타세콰이어길’이 나오게 됩니다. 솔직히 여기는 사진 찍는 것마다 모두 맘에 들어서 다 올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제일 마음에 드는 몇 장만 골라보았습니다.
담양에 있는 메타세콰이어길을 걷는 듯한 기분과 비교하는 건 무리일까요? 그렇지만 담양까지 가지 않고도 서울에서 이러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요?? 겨울인지라 이파리들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들만 남아있었지만, 나름 운치도 있고 분위기도 있는 길이었습니다. 잎이 푸르른 여름이나 노랗게 물드는 가을에는 더욱 멋지겠지요? 사계절 필수코스 입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달력사진이 따로 없어요.
그리고 중요한 것!!! 많은 사람들이 하늘공원은 아는데 이 곳은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다니는 사람도 적은 편이라 한적하고, 조용히 걸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또 사람들 없는 곳에서 혼자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을 때도 좋을 것 같네요^^ 조만간 봄바람과 봄꽃을 맞이하며 산림욕하러 다시 한번 찾아 오렵니다.
‘걷기 좋은 길’이라고 알려지고 이름 붙여진 곳들도 너무 아름답지만, 나만의 ‘걷기 좋은 길’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다니던 길이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세요. 분명 아름답고 멋진 길, 그리고 나의 추억이 베어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걷기 좋은 길’이고 ‘걷고 싶은 길’ 아닐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됩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하늘공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482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전화번호: 02-300-5500
월드컵공원 홈페이지: http://worldcuppark.seoul.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