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러더라.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랑스를,
역사와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를,
또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스위스를 택해야 한다고!
유럽 여행을 계획한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일. 세 곳을 다 돌아보면 좋겠지만 깊이 있는 여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엄습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탈리아를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과감히 선택했다.
늘 책에서만 봐왔던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매력적인 낭만의 도시로 잘 알려진 베네치아...! 어릴 때부터 막연한 환상이 있었던 그 곳 베네치아에 가기 위해, 우리 가족은 밀라노를 떠나 유로스타에 몸을 실었다.
3시간 가량 지났을까, 초저녁이 되어서야 베네치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예약된 한인 민박 여주인과 통화 후 어렵지 않게 숙소에 도착했고, 베네치아 본섬으로 가기 위해 가까운 할인마트에서 싸고 맛있는 과일들을 넉넉히 구입했다.
베네치아인들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이제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다리들. 이 다리 덕분에 배를 타지 않고도 베니스 구석구석을 볼 수 있었지만 시간절약을 위해 바포레토(베네치아의 버스와 같은 이동수단)를 타고 무라노섬으로 향했다.
베네치아만의 독특한 유리공예를 만날 수 있는 곳, 무라노섬. 각양 각색의 화려한 수공예 기념품들이 즐비했다. 너무 예뻐 사고 싶은 충동일 들 즈음,
“30유로 곱하기 1500원 = \45,000...” 정녕, 배낭여행객에게 기념품은 사치란 말인가!
세계적 관광지이며, 운하의 도시인 베네치아! 석호 위에 흩어져 있는 118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고 색색의 주택들이 강을 따라 즐비하다. 수채화를 보는 듯한 그림 같은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라니!
내게 주어진 삶이라는 여행, 그리고 언젠가는 끝이 날 우리의 여행. 그래서인지 행복과 웃음만으로 가득 차도 부족한 이 시간들…! 나는 이 삶이라는 여행의 가운데 서서 평생토록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이번 가족여행을 통해 나는 비로소, 삶이라는 여행 속에 그릇된 생각과 행동들로 아까운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반성할 수 있었다.
아마 나홀로 여행이었다면, 보는 것에만 만족했을지 모르겠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 여행이었기에 그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힘든 순간도 함께 나누며, 그로 인해 내 삶이 비단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된 것이 아닐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배낭여행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