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름! 물론 덥지만, 겨울보다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이라는 데에는 다들 동의하시나요? 아마도 여기저기 열심히 찾아다니고 기억을 남기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순간순간 눈앞을 지나가는 멋진 장면들! 이럴 때 순간의 찰나를 영원한 기억으로 남기는 것은 역시 사진뿐이겠죠. 물론 촬영 대신 이 풍경과 상황을 눈에 담아 두고 마음으로 즐기며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간단한 촬영이 그때의 즐거운 유람을 해치지 않는다면, 남겨둔 사진은 나중에 사진첩을 뒤적거리며 옛날을 회상하는 미래의 나에게 보물과도 같은 기억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을 준비했습니다. SNS에서 ‘남자친구가 찍어준 내 모습’, ‘셀카를 찍은 내 모습’ 같은 포스트를 보신 적 있으시죠?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어서…”, “난 미적 감각이 없는 것 같아”라고 하시는 분들, 순간을 담는 기술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아래 예시를 보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 떨고 있니?! #손떨림 방지
일부러 흔들리게 찍은 사진을 제외하고 손을 떨면 당연히 사진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때 요령을 알려드릴게요. 스마트폰 카메라는 DSLR렌즈가 제공하는 정도의 손떨림방지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위 사진처럼 스마트폰의 양 끝을 검지와 중지로 잡고 바깥쪽으로 살짝 잡아당기세요. 양쪽으로 작용하는 힘의 세기에 균형이 이루어지는 순간 절대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힘을 넣기 전 초점만 미리 터치해 두고 잡아당긴 후 흔들림이 멈추는 순간 셔터를 클릭하세요. 단, 높은 곳에서는 시도하지 마세요. 스마트폰이 떨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상당히 먼 거리의 피사체를 흔들리지 않고 담아낸 예시입니다.
또렷하게 나와라! #초점 맞추기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AF라는 자동 포커싱을 이용합니다. 요즘 아이폰이나 신형 스마트폰의 경우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하여 초점 사각형을 맞춰 주기도 해요. 하지만 직접 초점을 맞추고 싶은 부분을 터치하여 초점을 주는 것이 더욱 정확합니다. 또는 인물을 찍을 때 해질녘이나 해를 바라보고 있는 경우 밝은 부분을 터치하여 초점을 맞추면 카메라의 노출이 어둡게 조정되어요. 이런 경우 멋진 실루엣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실루엣 사진은 위와 같은 역광 상황에서 찍을 수 있는데, 후보정을 하신다면 커브를 낮추어 조금 더 어두워지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나무나 수풀이 앞을 가리고 있는 경우 인물이 나올 위치만 잘 확보한다면 인물에 은은한 빛을 줄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 바로 앞에 물체가 위치하고 있는데 그보다 뒤의 물체에 초점을 맞추면 앞의 물체는 흐릿하게 날아가고 뒤 물체가 선명하게 찍힙니다. 카메라 앞 물체가 가까울 때는 스마트폰도 가능해요. 반대의 경우에는 풍경을 찍을 때 활용하기도 해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꽃을 가까이에 두어 찍은 사진입니다.
앞쪽 민들레에 초점을 맞추니 콜로세움이 흐리게 날아갔습니다.
최고의 포지션 찾아라! #4줄 긋기
유명한 3분할 구도입니다. 사진에 안정감을 주는 최고의 포지션이라 할 수 있지요. 요즘 제작되는 스마트폰 카메라 기본 어플에는 대부분 격자선 옵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강조하거나 주 초점을 맞출 피사체를 이 선의 교차점에 가져다 놓으세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인물은 위쪽 2개의 점에 놓는 것이 안정감을 줍니다. 반드시 이렇게 위치시킬 필요는 없지만, 인물과 배경이 적당히 섞여야 할 때는 이 교차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인물의 얼굴을 위쪽 교차점에, 인물의 손과 허리를 아래쪽 교차점에 위치시켰습니다. 3분할 구도는 다양한 예시가 있으니 직접 보시죠.
여성분의 얼굴과 들고 있는 카메라가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예외적으로 인물의 얼굴을 왼쪽 아래 교차점에 놓고, 배경이 비는 점을 오른쪽 위 교차점에 넣었어요. 인물사진에 건물 등 배경이 있고 그 배경을 충분히 보여주어야 할 때, 이런 위치를 쓰기도 합니다.
활용하라! #인물의 자세와 시선
물론 대부분 사람들은 사진을 찍을 때 서 있겠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죠? 가장 일반적인 구도는 서 있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시선을 맞추고 찍는 모양새가 되겠습니다. 또한 인물의 시선이 카메라를 향하지 않아도 정면 구도를 잡고 포커스를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인물의 오른쪽으로 소실점이 있는 골목을 배치했습니다.
3분할 구도를 잡지 않고 정면 구도를 잡으면 사진이 밋밋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인물의 시선 방향을 달리하여 사진의 포커스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이 너무 깨끗할 경우 오히려 인물의 옆모습이 확연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필름 입자를 입히는 보정을 거쳤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 있는 사람을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며 찍을 수 있어요. 특히 계단 등의 구조물에서 효과가 큽니다. 이러한 촬영 구도는 인물의 키가 커 보이게 하거나, 피사체가 건축물 등 풍경이라면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위 사진은 매직아워에 능내역 앞 철길에서 적당한 실루엣과 검은색 비네팅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테두리에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동그랗게 효과를 주는 것을 비네팅이라 합니다.
피렌체의 조토의 종루는 높이가 상당하여 렌즈를 올려다보듯 들고 찍어야 합니다. 약간의 HDR보정과 선예도가 들어갔습니다.
세 번째로는 위쪽에서 내려다보며 찍는 구도인데, 인물이 쪼그려 앉아 있거나 굳이 키가 커 보이게 할 필요가 없을 때 주로 사용합니다. 이때 인물의 시선은 도발적으로 카메라를 응시할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옆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풍경이라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넓은 화면을 담고 싶을 때 쓰겠죠? 위 실내사진은 플래시를 바운스하여 은은한 빛을 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플래시를 피사체에 대고 터뜨리는데, 플래시 방향을 천장 쪽으로 하여 반사되는 빛만 인물에게 맞게 하는 촬영 방법입니다. 카메라의 LCD가 회전한다면 더 높이 들고 하이앵글을 잡아도 됩니다.
체코 프라하의 구시청사 시계탑에서 프라하 성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높은 위치에서 아래 주택들이 옹기종기 보이고, 넓게 담은 하늘에서는 빛줄기가 사선으로 프라하성을 비춥니다.
느낌있는 풍경 사진 연출하기! #소품 사용
요즘은 카카오톡 피규어 등 많은 소품들이 나오고 있죠? 사진을 찍을 때 피규어가 있으면 밋밋한 풍경도 느낌 있게 만들 수 있는데요, 인물도 마찬가지랍니다. 다양한 소품을 통해 독특한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물론 커플이시라면 요즘 잘 알려진 커플스냅 포즈를 이용하여 다양한 구도를 연출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여기에서 거울, 꽃, 인형을 활용한 인물사진과 구슬, 피규어, 비눗방울을 이용한 풍경사진을 소개하겠습니다.
거울에 반영된 모습은 상대적으로 노출이나 명도가 떨어지므로 상황에 따라서 후보정이 필요합니다.
스튜디오에서 무선연결된 조명을 이용하여 증명사진을 찍듯이 촬영된 사진입니다. 3분할 선에 인물을 위치시키고 꽃다발을 아래쪽 교차선에 두었습니다. 웨딩사진/커플스냅에 자주 쓰이는 구도에요. 꽃다발을 제공하는 곳에서 쉽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쿠키런의 캐릭터 피규어를 이용하여 물 위의 잎을 밟고 달려가는 듯한 느낌을 준 사진입니다. 작은 피규어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도 촬영이 충분히 가능해요! 물론 촬영 도중 잎이 가라앉으면 상당한 곤경에 처할 수 있습니다.
소품용 수정구슬은 크기가 다양한데 저는 9.5cm짜리를 씁니다. 적당한 크기에 깨끗한 상을 담을 수 있고, 보정도 비교적 쉬운 편인 데다가 구슬이 주는 느낌도 특이하여 새로운 촬영을 하고 싶을 때 적합합니다. 밋밋한 골목이나 시장, 고층 빌딩, 꽃 등 다양한 피사체가 존재해요.
배경을 은은하게 흐리기 #조리개
사실 이 부분은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카메라 자체의 렌즈가 너무 작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해결하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DSLR의 조리개값이 작은 렌즈를 사용하거나 사진을 찍은 후 후보정으로 뒤를 흐릿하게 날리는 것입니다. 모두 쉽지는 않은 작업입니다. 간단하게만 소개해 드릴게요.
여친렌즈라 불리우는 C사의 50mm F/1.8 렌즈, 아트삼식이라 불리우는 S사의 30mm F/1.4렌즈, 그리고 대부분의 70mm이상 급 망원렌즈들이 배경을 흐릿하게 잘 날려줍니다. 앞의 두 가지는 인물용 단렌즈로 밝고 화사한 색감을 주고, 뒤의 망원렌즈는 배경을 압축하여 인물과의 조화를 원활하게 합니다. 카메라에서 조리개는 그 값이 작아질수록 크게 개방되어서 초점을 맞춘 부분만 선명하게 잡아내고 나머지 부분은 흐릿하게 날리는 기능을 해요. 예시를 볼까요.
사진을 보시면 초점이 맞은 부분의 튤립만 선명하고 앞/뒤는 흐릿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포토샵을 이용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선명하게 나오게 할 부분만 윤곽선을 잡아내고(누끼를 딴다고 하죠) 나머지 부분을 가우시안 블러나 렌즈 흐림 효과로 날려주는 겁니다. 사실 누끼를 따는 작업이 귀찮을뿐더러 배경이 자연스러운 경계를 이루지 않기 때문에 잘 쓰지 않지만, 인위적으로 배경 효과를 주고 싶을 때 사용하죠. 손이 많이 가고 생각보다 자연스럽지 않을뿐더러 시간도 꽤 걸립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테두리 부분을 열심히 따주었다면 보다 좋은 사진이 나왔겠지만 너무 힘듭니다. 자연스러운 경계선이 나오지도 않고, 사진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닙니다.
느낌있는 사진 찍기! #시선의 흐름
어느 정도 사진을 느낌 있게 찍기 시작하면 욕심이 나게 마련이죠? 촬영 당시에는 흐름을 찾지 못할 수도 있지만 후보정 작업을 통하여 사진에 흐름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촬영할 때 피사체와 배경을 적당히 조화시켜야 이 작업도 가능해지죠. 풍경의 경우 강이나 도로를 찍을 때 흐름을 염두에 두고 찍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찍었던 과 단체 졸업사진 촬영본입니다. 18mm의 넓은 화면에 건물 배경과 파란 하늘을 위치시켰는데요, 인물이 모인 곳은 왼쪽 아래 교차점, 건물은 왼쪽 위, 파란 하늘은 점진적 구성으로 덮어씌워서 색감을 강조하고 오른쪽 상단을 줌으로써 시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하늘-건물-인물로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가 심심하지 않게 분수대 구조물도 있군요. 대각선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형태로 촬영했습니다.
해질녘에 촬영한 피렌체의 아르노 강 전경입니다. 강은 흐르는 자연이기 때문에 시선의 흐름을 주기 가장 편리한 피사체입니다. 가로등이 점점 좁은 간격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왼쪽 상단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색감은 아쿠아 파스텔톤의 채도를 올리고 색온도를 높여 가로등과 건물에 따뜻함을 주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압축해서 늘어놓았는데요, 여러분께서 사진을 촬영하실 때는 3가지만 먼저 고려하시면 됩니다. 올려다볼까/내려다볼까/시선과 맞출까, 3분할선을 긋고 인물을 적정한 교차점에 위치시킨 후, 초점을 맞추고 흔들리지 않게 셔터를 누르세요. 이 세 가지만 신경 써도 느낌 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설명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직접 한번 찍어보세요! 좋은 사진은 셔터를 누른 횟수에 비례한다고 하죠? 올여름은 자신 있게 셔터를 눌러보는 건 어떨까요? 한 컷 한 컷 늘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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