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 대청소를 하면서 먼지를 많이 마신 날이면 삼겹살에 소주가 생각이 나고, 하루종일 더위에 시달린 날이면 한강에서 치킨에 맥주가 땡깁니다. 그리고 애인과의 특별한 기념일에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에 와인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분위기에 따라 생각나는 술이 있는데요. 비 오는 날에는 어떤 술이 생각나시나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노릇노릇한 해물파전과 김치전이 생각나는데요. 기름 냄새 풀풀 풍기는 해물파전과 김치전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옆에 막걸리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최근 전 세계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는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로 예부터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술입니다. 여기서 문제! 여러분들은 막걸리와 동동주의 차이를 아시나요? 청주와 탁주가 무엇인지, 어떻게 구별되는지 아시나요? 아니면 막걸리는 증류주와 발효주 중에 어디에 속할까요? 문제가 너무 많아서 당황하셨겠지만, 우리가 즐겨 마시는 전통주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들에게 친숙한 전통주, 맛도 좋지만 전통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지금부터 전통주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술이 나오는 것처럼 전통주는 다양한 기준으로 종류를 나눌 수 있습니다. 술의 제조방법, 주류의 원료, 발효방식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을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전통주의 제조방법에 따른 종류를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우선 크게 쌀과 같은 곡식과 누룩,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발효주와 발효주를 증류하여 알코올 도수가 높고 색이 없는 술인 증류주로 나뉩니다. 일반적인 발효주는 술에 약재를 넣는 약용곡주류와 식물의 잎을 넣은 가향곡주류, 과일을 넣은 과실수 들이 있습니다. 증류주에는 술을 담근 횟수에 따라 단양, 이양, 삼양증류주가 있으며, 약재를 넣은 혼성주, 약용즐류주 등이 있습니다.
1. 발효주
▲ 막걸리는 만드는 과정(출처: 대한직업능력개발원, http://www.dhan.or.kr/)
발효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탁주, 약주 그리고 청주가 있습니다. 제조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쌀과 같은 곡물을 찐 후 물과 누룩을 함께 섞어 독에 넣어둡니다. 그러면 곰팡이들이 전분을 당으로 나누고, 그 당을 이용하여 효모가 자가증식을 하여 알코올과 탄산가스를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을 당화와 발효라고 하는데요. 이때, 술독 안에서는 기포가 생성되고 온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익은 술독의 용수를 이용해 맑은 액체를 걸러낸 것이 청주이며, 청주를 떠낸 다음 채로 거르고 물을 첨가하면 흐리고 뿌연 탁주가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걸리입니다. 원래 막걸리라는 이름의 기원은 '막 거른 술'이라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맑은 술을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짠 술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 왜 막걸리가 되었는지 아시겠죠.
▲ 전통주의 원료 누룩(출처: 한살림, http://www.hansalim.or.kr/)
약주는 청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요. 약주로 따로 불리게 된 이유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과거에 막걸리는 백성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였고, 청주는 양반들이 마시는 술이었는데요. 흉년으로 금주령이 내려지면 양반들은 치료목적으로 먹는 술이라 하여, 약술이라 지칭하며 금주령을 피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술의 존칭어인 ‘약주’가 생기게 된 것이죠. 하지만 지금 주세법에 있는 약주와 청주의 차이는 양조원료와 누룩의 함량으로 나두기 때문에 차이가 크지 않으니 사촌쯤으로 생각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거에요.
2. 증류주
▲ 증류를 하는 방법(출처: http://seperationtechnology.com/)
증류주는 발효된 양조주를 증류하여 알코올의 함량을 높인 술입니다. 우리가 술하면 떠올리는 소주도 대표적인 증류주 중의 하나입니다. 증류주에는 우리가 어디선가 자주 들어본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증류주에서 말하는 증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액체 혼합물 각 성분의 휘발도 차이를 이용하여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나누는 조작입니다. 발효액에는 물과 알코올이 섞여 있는데, 물의 끓는점은 100°C이고 알코올은 78°C에서 끓습니다. 따라서 발효주를 끓이면 끓는점이 낮은 알코올이 먼저 끓어 증발합니다. 이렇게 증발된 알코올을 냉각시켜 따로 모으면 알코올 농도가 높아진 술이 됩니다. 참 쉽고 간단한 원리이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증류주는 발효주보다 상대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보관이 쉽고 쉽게 상하지 않는답니다.
▲ 동동주와 막걸리 비교(출처: MBC 불만제로 캡쳐)
앞에서 알려드린 것처럼 막걸리가 탁주라는 사실은 여러분들도 이제 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통주를 많이 파는 곳에 가면 메뉴판에 쉽게 동동주와 막걸리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주문을 해서 비교해보면 육안으로 그 차이를 쉽게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와 동동주가 같은 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동동주와 막걸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비율의 차이인데요. 제조방법과 재료는 똑같지만 누룩, 곡물, 물의 비율 차이에 의해서 구별이 되는 것입니다. 동동주는 이름에서 술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데요. 술이 익으면 표면 위로 밥알이 동동 뜨는 모습을 보고 동동주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동동주는 찹쌀과 누룩, 물을 사용하여 1차 담금만 하는 술이라 달고 독합니다.
한류열풍을 타고 우리나라의 술 문화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전통주점에 들어가면 파전에 막걸리는 마시고 있는 외국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타고 다양한 우리나라 전통주가 우리 앞에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생소한 술도 많이 보이고, 막걸리나 동동주처럼 쉽게 구별이 안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조금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조금씩 알아가면 우리나라 전통주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습니다. 그냥 마셔도 맛있는 막걸리, 동동주지만 알고 마신다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싶네요. 곧 다가올 장마철에도 전통주 한잔 하면서 분위기를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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