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비비며 출근하는 아침 누군가 당신을 부릅니다!!부르면 이에 응답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일 년 중 다른 이가 부른다고 쉽사리 대답하면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누군가 : 길동아~
길 동 : 응!!??
누군가 : 내 더위 사가라~
길 동 : ㅡ_ㅡ+ 가뜩이나 더위 많이 타는데 더위를 사라고!!??
아침 댓바람부터 반품, 교환 안 되는 더위를 강매 당한 사람은 기상 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더위를 팔아야 효력이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대답한 시점부터 이미 ‘당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모두들 한 번쯤은 더위를 팔아보시거나 강매 당하신 경험이 있으실 거 같은데요. 이런 달콤살벌한 세시풍속을 보내는 날인 정월대보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월대보름은 정월에 드는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삼국유사에 소개되었을 정도로 한민족과 함께한 오래된 세시풍속입니다. 설날은 친족들과 함께 보내는 개인적인 명절인데 반해 정월대보름은 만월에 한 해의 나쁜 일을 미리 액땜하여 가을 수확의 풍요를 비는 공동체적인 명절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정월대보름에 하는 놀이는 공동체의식을 강화를 목적으로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문화가 있습니다.
쥐불놀이는 음력 1월 14~15일 밤에 논과 밭의 둑을 태우는 놀이로 잡초, 쥐 그리고 해충 죽이는 불놀이로 타고난 재는 봄에 새싹이 날 때 거름이 되도록 한데 의미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불놀이로 다음날 아침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가는 일이 비일비재 할 거 같습니다. 줄다리기는 마을단위로 편을 나누거나 남성과 여성 편으로 줄다리기를 하는데 ‘여자 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하여 남성들이 은근슬쩍 져 풍년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나무소 싸움은 동서로 편을 나누어 나무소를 어깨에 메고 상대편에게 돌진하여 소가 쳐지거나 밀어내는 편이 이기게 되는 놀이로 동쪽은 남성, 서쪽은 여성을 상징하며, 줄다리기와 마찬가지로 서쪽(여성)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명절 여부에 관계없이 한국인이 즐겨하는 윷놀이는 북쪽지방에서는 산패와 들패로 나뉘어 윷놀이를 하는데 산패가 이기면 밭농사가, 들패가 이기면 논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정월 대보름날 밤에 하는 다리밟기는 다리를 밟으면 일 년간 다릿병(구루병, 골절)을 앓지 않고, 열두 다리를 건너면 일 년 열두 달 동안 액을 면한다는 속설이 있어 너무 많은 인원이 다리에 몰려 통제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 또한 겨울철임을 감안할 때 어느 명절 못지않게 다양한데요
정월대보름의 대표 음식인 오곡밥은 쌀, 보리, 조, 수수, 팥 등의 다섯 가지 이상 곡물을 섞어지은 밥을 말하며, 오곡밥은 세 집 이상이 나누어서 9끼를 먹어야 그 해 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오곡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고소한 나물은 겨우내 말려둔 무, 오이, 호박, 박, 가지, 버섯, 고사리등을 양념하여 9가지 이상을 먹어야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물을 먹는 이유는 겨우내 차가워진 음기를 다스리기 위해 햇볕에 말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항암효과에 좋은 나물과 오곡밥을 함께 먹게 된 이유라고 합니다.
귀밝이술은 청주를 데우지 않고 새벽에 먹으면 귀가 밝아지고 1년 내내 좋은 소리를 듣게 된다고 합니다. 잣, 호두, 밤, 은행 등을 아침 일찍 일어나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어 먹는 것을 부럼이라고 하는데요. 부럼을 깨물면 일 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이가 튼튼해진다고 믿었습니다. 찹쌀과 대추 밤 호두를 같이 찐 약밥도 정월대보름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인데요 정월대보름에 약밥을 먹게 된 유래가 독특하여 잠깐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정월대보름 약밥을 먹게 된 유래 신라시대에 소지왕(479~500)이 정월대보름날 경주에 있는 천정정(경주소재 정자)으로 행차를 하는 중에, 갑자기 어디선가 까마귀가 날아와서 봉투 한 장을 떨어뜨리고 날아갔답니다. 신하들이 주워보니 겉면에 "이걸 뜯어보면 2명이 죽고, 안 보면 1명이 죽는다"고 써 있었다고 합니다. 한 신하가 '1명은 왕을 일컫는 것'이라고 주장을 해서 열어보았더니, "당장 궁중으로 돌아가서 내전 별방에 있는 금갑을 쏘시오."라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로 궁으로 돌아가 금갑에 대고 활을 쏘았더니 왕비와 한 신하가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왕비와 신하를 국문했더니 왕비와 신하가 역모를 꾀하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은 그 둘을 처형하고, 목숨을 살려준 까마귀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매년 1월 15일을 까마귀 제삿날(오기일: 烏忌日)로 정하고 귀한 재료를 넣은 검은 밥, 즉 약밥을 지어서 제물로 바쳤답니다. <자료출처 : 네이버> |
정월대보름은 하는 놀이에서도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농경사회에서 사람들의 협동심을 유도하여 단순한 놀이도 신명나게 만들고 먹는 음식 하나하나에도 자신과 상대방의 건강을 빌고 봄을 대비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2012년 정월대보름에는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다양한 정월대보름 축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1. 국립민속박물관 임진년 입춘-대보름 맞이 축제
행사기간 : 2. 1(수)~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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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2. 2012년 북촌 정월대보름맞이행사 안내
행사기간 : 2. 4(토)
장소 : 북촌문화센터(종로구 계동 105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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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북촌한옥마을>
3. 제 15회 제주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행사기간
한마당 2. 2(목) ? 달집만들기, 풍년기원제 등
두마당 2. 3(금) ? 마상마예공원 불꽃쇼 등
세마당 2. 4(토) ? 대형달집점화, 오름불놓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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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제주들불축제>
4. 제 31회 필봉정월대보름굿
행사기간 : 2월 4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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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임실필봉농악보존회>
5. 2012 남산골 달맞이 축제
행사기간 : 2월 5일(일) ~ 6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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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남산골한옥마을>
정월대보름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부럼을 나이만큼 깨물고 친구에게 경쟁하듯 먼저 더위를 팔고 맛있는 오곡밥과 나물로 곡기를 떼우고 윷놀이, 쥐불놀이, 다리밟기로 친구들과 저녁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귀밝이술로 귀를 트이고 한 해 좋은 소리와 건강을 지키는 아침부터 잠자리들 때까지 분주하게 할 일 많은 명절인 거 같습니다. 평소 얄밉게 굴었던 동료에게 먼저 더위를 팔아보면 어떨까요?
올해 정월대보름은 2월 6일 월요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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