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학생 때 잊을만하면 한 번씩 꼭 누군가가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경험을 해보셨을 거예요. 제가 그 질문만큼이나 많이 들었던 질문은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 였고, 저는 매번 해왔던 답변인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님, 스티브 잡스 등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 중 존경할 만한 분이 누가 있을까에 대한 답을 오랫동안 찾지 못해왔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설을 읽게 되었고,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 글을 쓴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다가 ‘도정일’ 학장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의 사회 구현이라는 일관된 면모를 보이는 이 분을 교육자로서의 모습과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모습, 그리고 최근에 출간된 저서로 나누어 소개드리겠습니다.
▲ 출처 :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홈페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의 일에서 어느 정도의 성취를 거두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분야에서 이루어낸 일이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것이 전제가 되어야 롤모델이라 불릴 수 있잖아요. 사회에 인문학적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교육을 통해 이루어내는 중이신 도정일 학장님은 이미 많은 존경을 받고 계셔요.
인문학의, 특히 교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학생들에게 교양을 교육하기 위해 기존에 있는 단과대학들과는 별도로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컨트롤 타워를 세워 국내에선 처음으로 신입생 전체가 필수적으로 핵심적인 교양 과목을 이수하도록 만들고, 해당 대학장의 위치에서 전반적인 운영을 맡으신 행적에서 이를 느낄 수 있어요.
▲ 출처 :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홈페이지
자신의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학문의 성취에서 그친다면 보편적인 롤모델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일도 롤모델의 중요한 요소거든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학장님은 이를 위해 2001년부터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을 일으켜 주도했어요.
이를 통해 전국 11개 도시에 어린이 전문 도서관 ‘기적의 도서관’을 설립하고 이후에 상대적으로 독서에서 소외되어 있는 80여 개 이상의 농어촌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설치했어요. 종종 이상을 말하면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많이 아쉬웠는데, 우리 사회에서 이처럼 행동으로 말하는 지식인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 출처 : 문학동네
앞에서 언급한 교양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책 읽는 사회 만들기 운동이라는 일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학장님의 가치관과 철학을 알아보는 일이 선행되어야겠죠. 그리고 그 생각들이 묻어나는 글을 읽음으로써 학장님의 철학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어요. 제가 전달해드리기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친 너무나 방대한 분량의 생각들이 담겨있어서 책을 소개해드리는 방법으로 이를 대체할게요.
제가 학장님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사설을 통해서였는데, 지난 20여 년간 쓰인 사설 중 시의성이 있는 것들을 추려서 모은 결과물이 바로 이 두 권의 책이에요.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아우라가 느껴지네요. 짧으면 2쪽에서 길면 5~6쪽까지에 이르는 짤막한 글들 하나하나마다 생각할 거리가 담겨있어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일이 여타의 책보다 훨씬 오래 걸리더라고요.
▲ 도정일 학장
롤모델은 앞선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내어 이루어낸 업적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보이는 사람이에요.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는 말을 다들 들어보셨을 거에요. 롤모델에 이 격언을 적용해보자면 혼자서 헤쳐나가기는 막막한 앞으로의 삶의 과정을, 롤모델의 인생에 비추어봄으로써 나아갈 길을 정립하고 반성해볼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거에요.
많은 수의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롤모델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효용도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고요. 제가 저의 롤모델을 소개해드렸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천천히 시간을 들여가며 자신만의 롤모델을 찾아내시길 바랄게요.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